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미안해요, 고마워요, 잘 가요 이 세 문장이다.
사실 서비스업종에서 11년째 근무하다보면 죄송하지 않은데 죄송합니다만..으로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감사하지 않은데 감사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고.. 안녕히 가라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안녕히 가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들이 매번 있다. 서비스업종에 근무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는 마치 내가 가식처럼 느껴져서 불편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예민했나 싶어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갈 리도 없지만 그때의 나를 만난다면 그냥 아무 말 없이 꽉 안아주고 싶다. 굳이 구르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구르고 갈리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이 아니라 말을 하면서 마음에도 생겨났고, 지금은 그 말들이 쌓여서 조금은 너그럽게 보게 되었다. 차선책으로 요즘은 진짜 마음에서 우러나오면 죄송하다는 말보다는 미안해요, 감사하다는 말보다는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보다는 잘 가요라고 더 다정히 마음을 담아서 인사하게 되었다. 가끔은 별 반응도 없고 가끔은 벽처럼 취급당해서 살짝 기분이 안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되뇐다. 저 사람이 못 들어도 너는 들었다. 너는 할 만큼 한 거다 너의 마음은 진솔했던 거다라고.. 사실 근무매장이 동네에 위치하고 있어 휑하니 가버린 사람이 재방문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뻣뻣하게 목에 깁스한 것처럼 있던 사람들도 이제는 수줍게 잘 먹었어요나 네 하고 대답을 해주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다정함의 힘을 믿는다. 마냥 일잘하고 서비스업종이라서 나를 하대하는 사람들에게 이겨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애기들 동화에 보면 쌩쌩 바람을 일으키는 구름보다 따뜻한 햇살이 결국은 이긴다는 그 동화... (제목을 까먹음) 그 동화를 참고해서 롤모델로 생각하는 쏘니를 보면서도 더 다정하고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서비스업종에서 사람에게 척을 져봐야 좋을 게 없고, 같은 매장이라면 좀 더 살갑고 다정한 직원이 있는 곳이 더 매출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실수나 사고가 없는 건 기본사항이고.. 메뉴확인과 배달 실수는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절대 음식으로 장난치지 않는 건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다가 좀 더 다정하고 살가운 말이나 표정을 지으려고 한다. 사실 표정은 KF94 마스크를 매일 착용하느라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를 통해서 느껴질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목소리도 다듬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허둥대며 바쁠 때에는 완급조절 실패해서 난 조급해서 하는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왜 화내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다. 너무 TMI 즉 주절대는 거 같지만 바빠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져 불편 끼쳐 죄송해요라고 꼭 이야기하려고 한다. 말하지 않으면 오해할 거고 나도 찜찜할 거니까.. 사과한다고 고 내 자존감이 바닥을 칠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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