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으름을 용서했다.
정말 바쁜 현생을 살았다. 물류 정리하고, 어제 매장에 장사가 잘되어 텅텅 빈 밑준비를 다시 재준비하고, 오늘 단체 100인분의 재료손질을 하고, 50인분 고기를 볶았으며 100인분의 단체주문을 포장했으며 단체주문을 시간에 맞춰서 포장하면서 배달주문과 전화주문, 매장 내 식사하고 가는 손님, 포장손님 모두 안 꼬이게 잘 해냈다. 더더군다나 월요일이라 예민한 손님들 잘 달래 가며 컴플레인 없이 잘 소화해 냈다. 이런 내가 기특했는지 사장님께서 옆가게에서 따뜻한 바닐라라테를 사다 주셨다. 사실 커피는 모두 아이스로 먹는데..(이유는 성격이 급해서 원샷을 하기가 쉽기 때문.. 의외로 술은 원샷을 못한다.) 내가 표정이 너무 투명했나 보다. 사장님이 혹시 아이스로만 먹느냐고 하는데 눈치 없이 네라고 해버림..;; 그 얼음 넣고 먹으라고 해서 그럼요 그럼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나란 놈.. 눈치를 어디 팔아먹었냐... 단체주문에 쪼개서 같이 보내버렸냐...=_=;;;
여튼 그러고 한 시간 반 걷는데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서 거의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오고 나서 밥을 먹고는 마치 술 먹고 귀가본능을 앞세우듯 내방으로 들어와서는 침대 위에 누워서 뻗어버림.. 전기장판 켜놓고.... 계속 본업이 바쁜 시즌이라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걷는 것으로 풀고 있다. 그래도 가만히 쉬거나 뒹굴거리는 걸 왜인지 죄악스럽게 느꼈는데 요즘은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뻗어 자버린다. 그리고 두 시간 정도 차 놓고 잠도 일찍 자려고 한다. 12시 전후로.. 낮잠이라고 해서 한두 시간 안 자면 너무 피곤해서 되려 잠이 안 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거의 강제로 샷다(?)를 내린다. 가끔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자지 말고 뭐라고 했었어야지 하고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뭐라고 하려고 할 때가 있다. 요즘은 이렇게 거의 워커홀릭 수준으로 일을 하는데 200살까지 살려면 이렇게 쉬어줘야 번아웃 안 오고 과로사 안 온다고 합리화를 시켜본다. 무병장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설사 유병장수하더라도 삶의 질이 좋으려면 적당히 쉬어가며 적당히 즐기면서 일해야겠다고 최근 생각이 늘었다.
예전에는 주식투자로 한방터져서 빠른 은퇴를 해야지 했었는데.. 요즘은 그래도 가늘고 길게 가되 지금 어느 정도 만들어 놓은 루틴을 잃지 않고 최대한 오래 유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사람일이라는 게 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그저 희망사항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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