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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12.21.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hello :-) 2024. 12.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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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아무래도 우리 동네 산책길이었다. 산책길이 산처럼 돌이 박혀 있는 길도 있고, 어르신들 맨발로 다니는 흙길도 있고, 조깅길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산처럼 돌이 박혀있는 길을 좋아한다. 단점이.. 자주 발이 돌사이에 끼어서 발목을 접질린다는 거.. 하도 많이 접질려서 그런지 접질리고도 산책을 잘 다니고 있다.. 통증도 없는 게 신기할 정도.. 드라마서 보면 발목 접질리면 악 소리 지르면서 주저앉더구먼.. 나는 연속으로 접질리고도 집까지 뽈뽈거리고 잘 돌아다님.. 뒤에서 할아버지께서 괜찮냐고 물어보실정도로 크게 접질렸는데... 괜찮다고 걱정 마시라고 웃었는데 웃는 게 무서운지 피해가 신건 비밀..

 사진은 핸드폰 바꾸기 전에 찍은거라 카메라 상태가 메롱이지만 자체 뽀샵처리 한 것으로 보면 왜인지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는 거 같기도 하다. 사실 숨 쉬는 거 빼고는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했는데 걷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계절이 변화는 게 보이기도 하고.. 재미 삼아 산책길 구석에다가 돌탑을 쌓는 소취미까지 생겨서 지금은 쉬는 날에도 굳이 걸으러 나간다. 걸을 때만큼은 KF94 마스크도 벗고 마음껏 공기를 들이마신다. 정말 신기한 게 사진 앵글을 벗어나면 바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우리 집 아파트 아님) 버스도 다니고 스타벅스도 있고 다이소도 있는 상권이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 더 신기한 건 이 산책길 끝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있고, 반대쪽 끝에는 대교도 있다는 거..ㅎㅎ 이 산책길을 걸을 때는 반드시 이어폰을 꽂아서 음악을 들어야 한다. 내 퇴근시간인 4시 전후에 철새들이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데 굉장한 음치(미안하다.. 나에게는 그렇게 들려..)들이어서 고막이 괴롭다.. 그래 니들이 후사를 봐야 한다면 내 고막쯤이야.. 내가 알아서 보낼게.. 

 사실 우리집이 이사를 엄청 다녔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하고는 늘 산 바로 아래 아파트나, 산비탈을 깎아서 만든 아파트에 살았었다. 그래서 그런가 튼실한 허벅지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집순이 기질이 그때 생긴 게 아닌가 싶다. 버스 타러 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즉, 어디 다녀오면 그 경사를 등산하듯이 올라와야 한다는 것.. 게다가 가뜩이나 눈이 잘 안 오는 부산이라 대책마련이 없는 상태인데 눈이 한번 크게 왔던 적이 있다. 아파트에서 동아줄을 내려준 적이 있는데 그때 개고생해서 평상시 10분이면 올 거리를 거의 한 시간 넘게 거의 기다시피 해서 날이 궂으면 나갈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그냥 문 열고 나가면 평지인데 왜 그리 나가기를 온몸으로 거부했는지.. 올해는 유독 많이 걷고 돌아다녔다. (물론 산책 말고는 딱히 어딜 가지는 않았음..) 돌 만지고 흙을 밟고 하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서 주머니에 돌멩이를 챙겨 왔던가....(사실 돌탑 쌓으려고 챙겨놓은 돌을 손이 시려서 주머니에 넣고 집까지 그냥 와버렸다. 엄마가 다 큰 녀석이 이제는 돌까지 모으냐고 뭐라 하신 건 비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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