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에서 굳이 돌아가고 싶은 날은 없다. 사실 기억이 안나기도 하고..ㅎㅎㅎ 굳이 돌아간다면 휴대폰이 박살이 나기 전으로 돌아가서 액정이 깨지기 직전으로 가서 발밑을 보라고 외치고는 싶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거금을 썼고 새 핸드폰은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1년중이라는 단어를 빼더라도 내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시기는 없다. 반대로 미래로 간다면이라는 전제도 딱히 상상이 안 간다. MBTI이야기를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대문자 S라서 그런가 상상력이 좋지 않아서 현재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돌아갈 방법이 없고, 미래로 가고 싶다고 해도 갈 방법이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말하는 머리 감을 때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 그게 나인듯하다.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 너무 신기하다. 당장 지금에 집중해서 그런 걸까?
내가 매 순간 이런 생각을 했던것은 아니다. 20대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느라 결정의 순간이 미루어졌다가 결국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어라!' 하여 뒤늦은 선택을 하곤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잘 해내고 싶은 완벽주의가 강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때를 찾으려고 하고, 기회비용 생각 안 하고 내가 얻을 이득만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욕심쟁이가 따로 없었다.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는 그 순간 잃을 것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다못해 피자를 먹을지, 되지국밥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피자를 선택하면 돼지국밥을 먹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둘 다 먹으려고 했으니... 살이 찔 수밖에 없지..
요즘은 그래도 후회를 덜하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합리화일지도 모르겠지만 타임머신이라는 게 발명이 되어서 이 순간이 다시 온다고 해도 결국은 똑같은 선택을 할 거라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 아쉬움까지도 없어졌다. 내일의 나도 결국은 어제의 내가 내린 선택들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쉽진 않지만 선택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자를 먹음으로써 더부룩한 속을 내가 감당하듯이 말이다. 내년 이맘때에도 25년 중 하루 언제로 돌아가고 싶느냐는 질문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런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 올 한 해 마무리를 잘 짓고 내년의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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