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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4.11.07. 예의는 적의를 호의로 바꾼다.

hello :-) 2024. 11. 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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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상태에서 단단한 밀랍은 조금 열을 가하면 매우 유연해져 원하는 대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약간의 예의와 우정을 보여주기만 하면 완고하고 적의를 품은 사람도 유순하고 호의적으로 바뀐다. 그러므로 예의는 인간에게 열이 밀랍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내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니 아무리 내가 서비스적으로 불편을 감수하게 되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평생 저 집을 가야겠다고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거의 자주 가던 단골 집이지만 이후 대처가 아쉬워서 가지 않게 되는 맛집도 몇몇 있다. 그러다 보니 나도 일할 때 내 실수로 잘못을 하게 되는 경우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대처를 완벽하게 해 주려고 애를 쓴다. 쉽진 않지만 진심 어린 마음은 통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오징어 덮밥을 팔았었다. 지금은 단가가 너무 올라 금징어가 되는 바람에 단종시켜 버렸지만.. 자주 오는 단골손님이었고 오징어 덮밥만 거의 매일같이 두달간 먹던 손님이 연락이 왔다. 맛이 이상한 거 같다고.. 이상하다고 하니까 일단 죄송하다고 확인이 필요할 것 같음을 안내해 드리고 혹시 몰라 똑같은 메뉴를 해드려도 괜찮겠느냐고 안내를 했다. 손님은 그렇게 해도 될 거 같다고 이해를 해주셔서 혹시 몰라 처음부터 새로 제조를 했고 손님이 방문과 동시에 새로 드리면서 후식으로 같이 드시라고 오렌지 주스를 서비스로 내어 드렸다. 손님께서는 괜찮다고 거절을 하셨지만 먼 걸음 다시 해주셨고 그냥 버릴 수도 있었는데 이상하다고 피드백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서 드리는 거라고 잘 부탁드린다는 뇌물이라 생각해 달라고 다시 한번 사과했었다. 손님은 자신이 잘못 느꼈을 수도 있는데 맛도 안 보고 왜 새로 내어주느냐고 물어보셨다. 솔직히 상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일 거의 60일간 점심때 드시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보다 더 많이 드시는 분이 맛이 이상하다고 하면 분명 이상한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지금은 그 손님이 취직이되면서 주말에만 점심때 포장하러 오시는데 그래도 여전히 찾아주시는 것을 보면 그때 내 대처에 불만족을 한건 아니라고 생각하련다. 그 이외에도 근무하는 매장이 주택가에 있다 보니 자주 찾는 손님들이나 한동안 뜸했던 손님들에게 안부인사 정도는 하려고 한다. 몰랐지만 재취업에 성공한 아이 어머님도 계시고, 대학원에서 박사 논문 통과돼서 대학 강의 나가는 초보 강사분도 계시고.. 지금은 덜하지만 한때 강의를 많이 들었고 들으러 다녔던 짬으로 앞줄 학생들에게 먹을거나 소소한 선물 같은 거 줘서 내편 만들기 해보는 거 어떠냐고 제안도 했었다. 이후 강의가 괜찮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고맙다고 소소한 선물을 받기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은 자주 잊지만 서비스업도 사람끼리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들의 한마디에 웃기도 하고 피로가 씻기도 한다. 적어도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에 잘 먹고 간다는 인사만으로도 기분이 사르르 풀린다 그게 가장 큰 호의가 아닐까 싶다. 나도 어디서든 큰 걸 못줘도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로 정말 좋은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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