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할 때는 반박하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은 쉽지만,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호랑이 담패피우던 시절쯤 내가 연애를 할 때 늘 듣던 말이 있었다. 왜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안 하느냐고 하는 것이다. 난 잔소리 듣는 게 너무너무너무 싫어서 사춘기 시절에도 차라리 집에 틀어박혀 있어서 엄마가 제발 나가서 놀아라고 친구 없냐고 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남들은 한 번쯤은 다 해본다는 교복을 손질한다던가 머리를 염색한다던가 하물며 수학여행 때 술 한번 먹어본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도 하기 싫은 것은 권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웬만하면 다 맞춰주고 연락으로 싸우거나 하지도 않았다. 나중에는 늘 듣는 소리가 "너는 나를 좋아하기는 하니?"라는 말을 듣곤 했었다. 역시 감수성 없는 나는 늘 같은 답을 했었다. "네가 싫었음 머 하러 너랑 만남??" 무드가 너무 없었지.. 곧 차이곤 했었다. 워낙이 눈도 엄청 높아 이상형도 어마무시했고 이성에 관심도 별로 없었다 보니 그런가 보다 했었다.
누군가에게 이러쿵 저러쿵 내 생각을 잘 강요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엄마의 성향을 빼다 박은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커오면서 혹은 지금도 이렇게 해라 혹은 저렇게 해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일찍 일찍 다녀라는 잔소리도..(유일한 잔소리는 방좀 치우라는.. 쿨럭.. 그것도 지금은 안 하지만..) 몇 년 전에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는 왜 나보고 잔소리 안 해?" 돌아온 답변기 기가 막혔다. 네가 어지간히도 잘도 하겠다. 그리고 보니까 니는 네가 답답하면 하는 스타일인데 그냥 내가 못 본 척하면 된다.라고 하는데 와.. 나도 저 사람은 왜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지?라고 답답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게 더 기적이고 신기한 것인데 너무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은 나랑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나의 가치관과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그러려니 한다. 정말 타인을 상처주기 위한 모욕을 하는 게 아니라면 그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 달래거나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려고 한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고, 굳이 이해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뭐 평생 그러고 살라고 하지 뭐..라는 못된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내가 강냉이 턴다고 바뀔 거였음 진작에 인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뭐 내가 속 터져한다고 개과천선 하는 것도 아니고..(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마음으로 이해를 못 하기도 하는 건 함정..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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