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란 객관적으로 우리의 가치에 대한 타인의 평가이며, 주관적으로는 타인의 의견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다.
사실 난 명예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내가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ㅎ 가장 싫은 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원하지도 않는 행동을 해야 하거나 가식을 떨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기본적으로 행하는 예의는 제외하고.. 예의 없고 되바라진 것들을 극도로 혐오한다. 내가 꼰대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꼰대라면 난 완전 꼰대인 듯하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에서 타인을 보고 인사하기, 출입문 오가는데 뒷사람 배려해서 문 잡아주기 등) 명예스러워야 한다는 개념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자신에게 떳떳해야 한다. 그래야 자존감도 높아지고, 타인이 나를 배제하거나 무시했을 때 '이 사람이 나를 우습게 보는 걸까?'라는 생각뿐만 아니라, "지금 제가 배제되는 거 같은데 제가 과하게 느끼는 걸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저 사람한테는 일을 맡길 만하다." 혹은 "저 사람은 성실한 사람이야."라는 좋은 선입견을 갖게 하고 싶다. 인정받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 사람은 귀한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최소한의 명예가 아닐까..
그러기위해서는 반드시 내 몫으로 떨어진 일들은 되도록이면 완벽을 기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게 나만의 생각이다. 가장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는 시간약속을 지켜야 하고,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안하다고 말한다고 큰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감사한 건 감사하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명예가 아니다. 세상 누구보다 내가 감사하다고 말을 더 많이 하고, 세상 누구보다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사과하지만 한 번도 나의 명예나 자존심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많이 이야기하다 보면 진심으로 고맙기도 하고, 진심으로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 좀만 신경 쓸걸.. 좀만 더 부드럽게 이야기할걸 하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바쁜 타임이 지나고 한가해지면 혹은 전화주문 찾으러 오면 사실 안 들려서 혹은 괜히 마음이 바빠서 목소리가 커져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정말 미안하고 정말 고마우니까.
3년전만 하더라도 나의 직업에 그렇게 자부심이 있진 않았다. 뭐랄까. 월급을 받아야 하니까 일을 하는 거고,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지금은 정말 정신없이 바쁠 때를 제외하고는 오는 손님을 비롯해서 가는 손님에게 꼭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거나 꼭 그 인사에 답인사 해주는 꼬마손님들 "안뇽히 계셔요~~"라고 인사하면 꼭 답인사를 해주려고 한다. "잘 가요~" 혹은 반가운 맘에 두 손 흔들며 "안녕~" 해주기도 한다. 꼬마손님들이 다른 데 가서도 혹은 커서도 인사 잘하는 어른이로 컸으면 하는 건 내가 인사를 해보니까 가장 돈 안 들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상을 많이 산건 아니지만 늘 퇴근하고 동네 우리 마트에 들러서 엄마가 좋아하는 고소미를 사거나 쿠크다스를 사면서 늘 계산원분들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할 때 정말 좋아하는 표정을 보면 진짜 괜히 내가 더 뿌듯해진다. 히히 내가 한 사람 또 웃겼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은 그 얼굴을 보고 나도 웃어서가 아닐까.. (마무리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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