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hello's 24 - 25 책장

재능의 불시착-박소연

hello :-) 2024. 6. 10. 00:25
728x90
반응형

  • 제목만 보고는 자기 계발서인 줄 알고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했다. 
  • 적성에 안맞다는 저 큰 노란 글자만 보고서는 재능 찾기 프로젝트라고 생각한 나란 사람... 

 

  • 책의 내용이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지는게 아니라 단편의 이야기를 모아서 주인공이 각각 다 다르다. 연결성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왜 재능의 불시착일까 라는 생각을 하고 읽었는데 온전히 다 읽고 나니 회사에 각자의 사연으로 힘듦을 겪는 직장인의 이야기라서 재능의 불시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소제목들>

막내가 사라졌다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전설의 앤드류 선배
재능의 불시착
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노령 반려견 코코
언성 히어로즈(Unsung Heroes, 보이지 않는 영웅들)

  • 사람에게는 각자의 재능이 하나씩은 다 있기 마련이라고 한다. 책의 소제목중에서 재능의 불시착이 있는데 주인공은 재능이 있다. 비록 일하는데 하등 쓸모가 없지만.. 동서남북을 기가 막히게 잘 맞춘다. 게다가 무게도 척척 맞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재능인데...(요식업이다 보니 재료를 소분할 일이 있는데 지금이야 잘 맞추지만 초반에는 무게개념이 없어서 많이 헤맸다.)
  • 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는 아이 아버지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갈등을 일인칭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데 정말 세상의 눈과 시댁의 눈을 적나라하게 다뤄서 진짜 남자들은 이걸 모른다고?? 하는 물음표가 뜨게 되었던 내용이었다. 왜 대한민국이 저출산 국가가 되었는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하면 너무 비관적일려나...
  • 개인적으로 들으면서 가장 열받았던 에피소드는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는 소제목이었다. 주인공의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였다. (중요한 건였다는 관점..) 진짜 개진상이 이런 진상이 없다는 걸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언급이 되는데 자기 아이 귀한 줄만 알고 어린이집 선생님은 자신의 하녀나 자신이 이러쿵저러쿵 험담 앞담화를 해도 되는 존재인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진짜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육성으로 쌍욕을 갈기게 되었던 에피소드였는데 현실이 더하면 더한 게 문제겠다 싶다. 이야기 뒷부분에 납득되는 게 실수로 사람을 차로 쳐놓고는 사과한마디 없이 보험 처리할 테니 병원을 알아서 가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아.. 기본이 인간 같지 않는 존재구 나를 여실히 느껴졌다. 그래.. 진상은 하나만을 하지는 않지... 서비스직종에 근무하면서 느낀 부분을 또 느껴서 씁쓸하면서도 나름 후련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싶었다. 
  • 언성 히어로즈 소제목은 여러 짧은 글들을 그 짧은 글들마다 1인칭 시점으로 소개를 하는데 마치 인물이 자기소개하는 관점이라서 더 와닿았었다. 여기에도 많은 작지만 따스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중 세 가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다. 하나의 이야기는 파견직원의 명절 선물이 다르다는 것을 과장님이 나서서 사장님께 왜 파견직과 본사직의 선물이 왜 다른 거냐 인간차별하는 거냐고 대차게 항의하고는 츤데레처럼 파견직원에게 쓱 선물 주며 안 가져갈 거면 다른 사람 주던가를 시전 하는 분이었다. 심지어 파견직원에게 협업을 제안한다. 문제는 코딩이라는 거.. 그 직원이 난 할 줄 모른다고 이거 어디서 배우냐니까 "학원?" 하고 무심하게 말하는 그런 사람이다. 사무직에서 근무해 본 적 없는 나조차도 파견직에게는 프로젝트를 맡기기보다 잡무를 넘긴다는 것을 아는데.. 능력치를 키우게 도와주는 멋진 상사란.. 

 

  • 언성 히어로즈 중 인상 깊었던 두 번째 이야기는 맞벌이 가정으로 한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가족 아무도 가지 못하게 되었는데 학교 앞 떡볶이집 할머니의 관심으로 아이가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졸업식을 행복한 추억으로 마무리 지었던 부분이었다. 항상 저녁을 사 먹거나 곰탕을 포장해 오던 아이는 서운해하진 않았는데 초등학교 졸업식에 엄마도 아빠도 못 온다는 사실에 슬퍼서 집을 뛰쳐나가 울면서 터벅터벅 걷다 배고파져서 떡볶이 집에서 피카추 돈가스랑 떡볶이를 먹다가 운다. 할머니는 놀라서 아이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고는 내가 가겠다고 가장 큰 꽃을 들고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 정말 행동해 주신다. 어쩌면 서글펐을지도 몰랐을 아이의 기억이 행복하게 마무리된 건 할머니의 따스운 마음이 아니었을까..
  • 언성 히어로즈 마지막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늦게 아이를 얻은 부부 중 엄마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불의의 사고로 큰 교통사고로 생사를 오갔던 아이가 결국 살아남는다. 단 왼팔을 잃은 채로.. 아이는 밝은 척하고 두려움을 가지고 살지만 잃은 왼팔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은연중에 부모도 갑자기 팔을 잃은 아이가 세상에 고립될까 노심초사한다. 그러던 중 세명의 요원(?)이 나타나 아이에게 너는 히어로즈에 발탁되었다며 훈련과정에 선발되었으니 노력을 해야 한다며 로봇 팔을 얻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의수다.) 나중에 나오는데 디즈니의 까다로운 저작권도 이 회사의 취지를 알고는 안 받는다고 한다. 사실 요원이 아니고 연구자인데 상처 입은 아이들에게 응원하기 위해 양복과 선글라스로 분장한다고.. (남자 둘과 여자 한 사람이 팀인데.. 한 번은 남자 한분이 상의는 양복으로 입었는데 하의는 그대로 와서는 아이에게 들킬까 봐 앉아서 연기하다가 여자분이 눈으로 욕을 했다는 일화는 울다가 웃게 만들었다.)

  • 이 소설인 줄 모르고 읽었다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오디오북 들으며 산책하다가 울었던 건 비밀.. 세상에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직업으로 재능을 꽃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천직으로 여기며 세상에 이바지한다는 그들이 바로 히어로가 아닐까.. 
  • 중반까지도 책을 들으며 왜 제목이 재능의 불시착일까.. 하며 읽었다. 작가의 말까지 듣고 나서야 아.. 하고 머리를 치게 되었다. 사실 언급하진 않았지만 각 소제목마다 저마다의 생각거리가 많았고, 직장을 다니면서 한 번쯤을 생각했던 부분들이 이렇게 유쾌하면서도 씁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재기 발랄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에서 작가님의 필력에 산책하다 말고 박수를 치곤 했다. 나도 직장인이지만.. 진짜 대한민국 직장인 대단하다.. 크으....
 
재능의 불시착
하루 24시간 중 8시간(종종 초과하기 마련이지만)의 시간, 즉 인생의 3분의 1을 보내는 직장이라는 곳의 복잡다단한 생태계를 가로지르는, 또는 배회하는 이들. 직장인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의 생활을 꾸려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느꼈을 야릇한 소외감, 비릿한 자괴감, 소박한 연대감 앞에서 짓게 되는 미묘한 표정들을 리얼리티 넘치는 상황을 통해 그려내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
박소연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21.10.15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