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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12.13. 열정에 이끌려가지 말고 열정을 이끌어라.

hello :-) 2023. 12.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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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열정에 대한 의미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젊은 프로들에게 자신의 열정을 따르라와 같은 말을 던지곤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 또는 매일 하는 업무를 즐기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러나 그것은 열정이라는 단어를 기만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열정이라는 단어는 괴로움 또는 인내 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누군가의 열정을 따르라고 말할 때 실제로는 자신의 괴로움을 따르라고 말하는 것이다. 

 생산적 열정이 있으면 다른 때보다 더 오래 프로젝트를 붙잡고 작업할 용의가 생긴다. 주변사람들보다 더 많이 고난, 야근, 어려운 문제를 견디게 된다. 괴로움을 찾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기꺼이 괴로움을 견딘다는 뜻이다. 생산적인 열정은 당신에게 주어진 의미가 아니라, 당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결과다. 그것이 질서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당신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놀라 기쁘도록 하는 것일 수도, 호소력이 짙고 분명한 메시지를 선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열정에 따라가지 마라, 열정을 불러일으켜라. 당신이 희생을 감수할만큼 설레게 만드는 일이 있는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어른들에게 거의 세뇌당하듯이 듣는 말이 있다. 매사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고통 없는 열정은 열정이 아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사회도 지금도 만연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문구가 있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 웃기게도 이 문장으로 책도 나왔었는데 그 책을 쓴 작가분은 평생 고생 한번 안 해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교수님인 게 너무 어이가 없었다. 유병재 작가님이 이야기했었다.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왜 청춘이냐고.. 그 뒤 그 교수님의 책을 종종 읽는데 그때 생긴 선입견인지 책 내용이 확 와닿진 않는 느낌이 든다. 

 열정으로 모든것이 해결되진 않는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착취당하는 창작자들도, 청춘들도 그들도 화가 나고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제도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데... 고독사 관련 책들을 읽었을 때 의외로 젊은 층도 많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었지만 사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뉴스에 잠시 나오는 것들을 보면 마음 아프다. 가난한 연극배우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했다는 글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의 경우도 요식업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 최저시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른 곳보다는 저녁에 나만의 시간이 있는게 다행이다 싶은데.. 한때는 9시에 출근해서 9시에 퇴근하면서 지금보다 더 못 버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느 정도냐면 직장에서 삼시 세 끼를 다 때우는 경우가 태반이었으니까.. 지금의 직장을 구하기 전에는 벗어나보려고 발버둥을 쳐보기도 했다. 주 6일 주 7일을 12시간식 근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으니까.. 나름 현실과의 타협이라고 주장해 보지만 도망이 맞겠지..

 그때 처음 알았다. 아.. 난 뭔가 만들고 몸을 쓰고 직접 일을 해결해 나가는게 내 성격과 맞는 거구나.. 몸을 편하게 하는 직업은 나랑 안 맞는구나라고.. 이왕이면 몸과 정신이 둘 다 안 털리는(?) 게 좋겠지만.. 정신이 털리니까 진짜 극한의 생각까지 가는 것을 붙잡고 나를 놓기 전에 이 직업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옳은 선택이었던 거 같다. (영화 다음 소희와 같은 업무환경이었다.) 

 만약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열정적으로 살지 말라고.. 열심히 살지 말라고.. 그냥 너 자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라고.. 열정을 쫓으니까 내 몸은 축나는데 열정을 따르게 하니까 내 삶에 활기가 생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뭔지, 지금 이순간 내가 바라는 게 뭔지를 생각하는 게 가장 필요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최근 읽었던 노력의 배신이라는 책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내가 알았더라면 이렇게 빙빙 돌아오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 때문이다. 뭐 돌아왔으니 이렇게 뼈저리게 느끼고 마음을 다잡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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