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소해 보이는 행동을 소홀히 하지 마라. 그것들이 당신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당신이 믿을 만한 협력자라는 신호를 보낸다. 작은 일을 꾸준히 잘하라. 모두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 무엇이 오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는 무엇인가?
근무지와 주거지가 가깝다 보니 불과 몇 분이라도 일찍 출근해서 그날 장사할 밑 재료들을 비롯해서 없어진 재료들을 손질해 놓는다. 그 와중에 5일 단위(5, 10, 15,20,25일) 에는 좀 더 실내온도를 좀 낮추고 음료 냉장고를 미리 켜놓고, 중탕하고자 하는 물을 미리 올려놓는다. 이유는 오일장에 족발이모네가 우리 가게에 매번 오기 때문이다.
사실 오일장에서 장사하는 가족(젊은 이모, 삼촌, 장성한 아들) 이 오는데 늘 밖에서 하루종일 서서 장사를 하는걸 알다 보니 들어와서 밥을 먹을 때만큼은 좀 시원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내가 출근했을 때랑 30분밖에 차이가 안나다 보니 실내온도를 낮출 겸(내가 출근했을 때 실내온도가 30도를 넘는다) 빵빵하게 에어컨과 선풍기를 튼다. 홀에는 그래도 23도까지 떨어뜨린다. 주방에는 어쩔 수 없이 28도에서 27도 그 이상 안 떨어진다.
별거는 아니지만 아침에 기분 좋으라고 서비스로 토핑으로 밥위에 스팸을 올려준다. 이것도 고기 아니냐며..ㅋㅋ 감사하게도 거의 1년 넘게 특별한 일 없으면 방문을 해주는 족발이모네이다. 둘 다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등을 공유하면서 족발이모가 마음의 병으로 약을 먹는 걸 알게 되면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모가 이쁘고 성격이 좋아 보였는데 많은 고생을 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안쓰럽기도 했었다. 그러면서 이거 오지랖인가 하기도 했는데.. 저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이모(실제 이모 아님ㅋ)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사주셨다. 남이 사주는 커피는 꿀맛이라면서 덥석 받아마신 건 비밀.. 처음에는 거절했었는데 마음이라고 해져서 그냥 받아마셨다..
퇴근하고나서 족발 사러 가기도 하고..
가격변동사항을 가장 먼저 아는 특혜를 누리기도 한다. 사소하지만 배려해 주는 것들이 너무 고맙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게 배려임을 알아주는 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뭐 내 가게는 아니지만..;; 이 매장에서 6년 정도 근무하다 보면 눈에 뜨이는 친절한 손님들이 보인다. 가끔 서비스를 챙겨주기도 하는데.. 두 종류로 나뉜다. 정말 친절하고 작은 거 하나라도 챙겨주려는 손님과 같은 메뉴를 수년째 그것만 먹는 손님.. 그러면 챙겨주고 싶다. 특히 후자는.. 같은 것만 어떻게 수년째 먹는 건지 정말 나로서는 신기하다.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건 그런 의미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그렇고 사실 사고 치고 나서 수습할 때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평상시에는 전화주문인 경우에는 늘 재반복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손님입에서 정확한 메뉴명칭을 말하게 하고.. 그래야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어 나 이거 주문 안 했는데??) 말투나 뉘앙스에도 좀 신경을 쓰는 편인데.. 웃으면서 나중에 본사에 컴플레인 넣는 경우도 있기 때문..
사고를 친 경우는 따지려고 전화가 오면 일단 사과부터 하고 아무리 바빠도 말을 끊으면 안되고 정말 미안하다는 뉘앙스를 풍겨야 한다. 정말 사소한 건데 이 사소한 걸로 크게 컴플레인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영혼이 없다나 뭐라나..ㅠ 12시에 다른 바빠서 손님의 이야기를 못 들었어요 하면 안 되니까..ㅠ 뭐 많은 민원과 욕을 먹어가며 성장해서 할 말은 하지만 적당히 달래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평상시 디테일하게 일을 해서 나한테 직접적으로 오지는 않아도 뒤에서 사장님도 내편을 많이 들어주는 걸 안다. 어떻게 근무하는지 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잘못한 거라도 디테일하게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손님 반응이 이랬고, 혹시 몰라서 연락처도 적어놨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매달 현금영수증 사업자로 끊는 손님이 있는데 문제는 이 손님도 본인 회사의 사업자 번호를 못외운다는거.. 확인하고 전화드릴게요 하는 그 반복이 귀찮아서 아예 사업자 번호를 받아놨다. 이후 그 손님의 회사 사업자 번호를 기록해 놨다고 했더니 사장님이 놀라워하셨다. -배민이나 쿠팡이츠 의 ID와 비밀번호도 적어놨는데 그건 왜 놀래는 거지.. 당연한 거 아닌가..-
사회 초년생일때 사소한 보고들을 못해서 욕을 바가지로 많이 먹다가 너무 천년만년 살거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바뀌었다.(욕을 많이 먹으면 천년만년 산다던데.. 만년살지도 모름...ㅋ) 유독 보고하는게 힘들었는데.. 내가 해결을 못해서 누구에게 물어보는 게 싫어서 그랬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곳에 혹시 모를 대비책들을 적어놓는다. 완벽주의를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사소한 거지만 일단 내가 자리를 비운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연락 없이 알아서 해결되었으면 싶어서 자세히 기록으로 남긴다. 물류의 경우 누락되면 물류센터에 연락해서 누락된 거 언제까지 보내줄 수 있는지 협상한다. 그러고 물류 체크리스트 여백에 뭐가 누락되었고 그건 언제까지 오기로 했다고 기록으로 남긴다. 그래서 그런가 퇴근 후에 사장님께 따로 연락 온 적은 없다. 뭐 그런 성격도 아니고.. 가끔은 알려줘야 하는 내용을 누락해서 내가 짜증을 내기도 하는 건 비밀.. =ㅅ=;; (쉬는 날 다음날 수백 개의 단체주문이 있다던가.. 그런 건 알려줘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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