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15. 기분이가 좋고 싶을때는?

 기분이가 조금 다운되었을 때, 즉 거시기할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출처 아시는 분??) 주말인 데다가 단체주문으로 정신없었던 오늘. 그리고 흐리멍덩한 날씨 때문에 찌뿌둥하여 기분도 업 시킬 겸 스트레칭도 했다. 하지만 기분이를 조금 업 시키기에는 사실 맛있는 거 먹는 것만큼 좋은 게 없었다. 

 마침 오늘은 우리동네 5일장이 서는 날이라서 퇴근 후 마음은 가볍게 손은 무겁게 퇴근하기 위해서 오일장에 갔다. 

 명지 오일장은 제법 큰데 사실 조금 언발란스 하다. 한 곳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게 맞은편 주차장에서 하고 나머지는 우리 마트(마트이름임) 맞은편 동네 마트 옆 주차장에서 장이 선다. 

 귀여워서 한컷 찍어도 되냐고 양해를 구했다. 원래는 인형탈 안에 자그만한 선생님(?)이 계셨는데 옷 벗어놓고 냅다 달려 나가셔서 죄송했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귀여워서 찍었는데 죄송하네..ㅠㅠ 다음에는 미리 동의를 구하고 찍어야겠다. 아장아장 걷는 영상은 삭제를 했다. 대신 양해를 구하고 노란 저 녀석은 사진 찍었다. 

 오일장에 핫한 족발이모의 발골하는 모습!! 우리 가게 단골 손님이자 오일장 때마다 첫 손님이다. 족발이모가 첫 손님으로 오는 그날은 항상 무탈하게 지나가는 신기한 일이 있다. 진상 손놈 많기로 유명한 월요일도 예외가 없다. 아침에 매번 찾아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첫끼 든든히 드시라고 계란프라이 서비스나 스팸 서비스 드리는데 요즘은 스팸서비스 드리는 걸로 퉁친다. 

 원래 족발이모의 족발은 앞다리 1개 만사천원(14.000)이었는데 거래처 바꾸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단돈 만원(10,000)

 이전 족발은 살코기가 많았고 조금 퍽퍽하지만 담백한 맛이 있었다면 거래처 바꾸고는 기름기가 좀 있지만 야들야들해서 없어서 못 먹는다. 고기 잡내도 좀 덜한 듯..  오늘은 족발삼촌은 거래처 물건 보러 갔다고 한다. 

 발골쇼 촬영시 삼촌하고 나랑 이모랑 만담 하고 있는데 다른 손님까지 소리가 다 섞여서 시끄러워서 소리를 날렸다는 웃픈 해프닝이 있다ㅎㅎ 

 요즘 우리집은 생양파 먹는 재미에 빠져서 매일 양파 반 개는 먹는 거 같다. 족발 위쪽은 엄계나무인데 5일 전에 사다 놓고 새까맣게 잊어먹고 있었는데 5일 전에 마트에서 살 때는 9900원 주고 샀는데 오늘 마트에서는 8900원 하더라는.. 쌉쌀한 맛이 일품이라서 봄마다 잊지 않고 찾아서 먹는 음식 중 하나. 귀퉁이에 파란 녀석은.. 

 바로 미나리!! 사실 미나리는 향이 강해서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한다고 하는데 우리집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드이다..ㅎ 참고로 나는 고수도 잘 먹는데 향이나 식감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편.. 반대로 엄마는 고수는 화장품 냄새가 나서 조금 꺼려진다고 한다. 신기한 게 또 삭힌 홍어는 잘 먹으면서..(물론 나도 삭힌 홍어를 잘 먹긴 한다.)

 아까 잘 안보였던 엄계나무.. 엄나무라고도 하고 음나무라고도 하고 정확한 명칭은 엄계나물 같기도 한데 마트에서 두릅옆에서 팔고 있었다. 씁쓸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나는데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집 나간 입맛이 돌아온다. 양이 안 차면 미나리 역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다. 

 먹는 중간에 쌈장에 찍어먹어봤는데 쌈장에는 또 다른 구수한 맛이 나서 어찌 되었건 맛있어 모드로 와구와구 먹었다. 

 찍을때는 몰랐는데 우리 주인공 초점이 살짝 나갔네..=_=;;

 사실 피자만큼 자주 먹지만 먹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까 궁리하면서 먹게 된다. 원래 치킨을 좋아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대체해서 족발이나 피자로 갈아탔는데 역시나 남의 살은 다 맛있는듯하다. 

 족발이모네 족발은 큰뼈는 빼고 삶자마자 썰어주다 보니 장점은 뜨끈뜨끈하고 단점은 콜라겐덩어리다 보니 모두 한 덩어리가 된다는 비밀이 존재한다. 야무지게 먹다 보면 스르르 기분이 풀리는 걸 보니 역시 기분 이를 업 시키려면 고기 앞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 노벨평화상 줘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