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을 앞둔 날과 쉬는 날의 태세전환은 거의 지킬 앤 하이드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사실 내가 제일 못하는 것들중 하나는 정리정돈이요 운동이다. (아.. 너무 솔직한 거 같다.. 나름 건장하고 성실한 이미지 어필하고 싶으나 이게 본모습이니까..;;ㅎㅎ) 그나마 쉬는 날에 늦게 일어난다고 혼나는데.. 그래봐야 오전 9시나 10시쯤 일어난다. 주 6일 주 7일 직장인이 되기 전에는 점심 지나서 일어났는데 이만하면 부지런한 거 아니오라고 했다가 일찍 일어나는 사람 다 저승 갔냐고 혼난 건 비밀...ㅠ

분명 쉬는날 전날에는 책도 보고 집 앞에 산책도 하고, 정리하고 내다 버릴 책들 내 다 버리고 꽂을 책들 정리하고 책상 위도 정리하자, 재활용 버리러 가자 해놓고 이불 밖을 벗어나면 큰일이 나는 것 마냥 전날 마취총 맞았냐고 그럴 정도로 극강의 비효율의 에너지방전을 보인다.

비효율의 에너지 방전이란.. 보통 쉬는날에 짐꾼으로 엄마가 나를 데리고 근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2주간의 장을 보거나, 아침으로 사과를 먹는데 농산물 시장에 사과 사러 가는데 다녀와서 정리하고 나면 늘 추적추적 눕더니 로그아웃 된다고 평상시에는 안 그럴 거 같은데 쉬는 날 내리 잔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그런데 신기한게 짐꾼으로 어디 가지 못하더라도 오후 되면 방전된다는 것... 결국 몇 주째 버리려고 포개놓은 재활용을 내다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신기하지만 신기하지 않은 사실.. 내일은 정말 분리수거하고 깔끔하게 커피 한잔 사 먹고 동네 한 바퀴 돌아서 집에 와야겠다고 하고 잠들어야겠다.

사실 가끔 지킬앤 하이드인지 아니면 그냥 너무 앞뒤가 다를 정도로 극강의 허당미가 있는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가끔 이상한 경로로 사는 책들이 종종 있다. 지금에야 yes24로 책을 택배로 시키다 보니 덜하는데 (없지는 않음) 코로나 이전에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면 원씽 책을 사야지 해놓고 왓칭이라는 처음 보는 책을 산다던가.. 칼의 노래 책을 사는데 사놓고 보니 2권만 덩그러니 샀다던가..(10년이 지났는데 그 책은 아직 1권이 없다..ㅎ) 동명이인의 책을 잘못 산다던가 하는 실수를 종종 한다.
지금은 어느정도 고쳤는데 헐렁하기가 너무 헐렁해서 심부름 보내놨더니 사 오라던 물건은 안 사 오고 돈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어서 혼쭐이 나기도 하고, 비 오는 날 버스 타고 집에 오다가 우산 두고 내리는 건 기본.. 아낀다던 볼펜은 늘 없고, 잘 넘어지고 잘 부딪혀서 무릎에 상처가 남아나질 않았다. 지금도 오른쪽 무릎은 흉터가 있는데 고등학생 때 교문 앞에서 넘어졌는데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거의 구르다시피 내려나서 양쪽 무릎에 피가 철철 났었다.
그 사건으로 ATM기기 에서 돈 뽑고 자리 떠날 때나 버스에서 내릴 때 손에 뭐 쥐고 있는지 주머니에 내 물건은 잘 있는지 꼼꼼하게 챙기고 눈앞에 집중하기보다 발아래에 뭐가 있는지를 집중해서 보려고 한다. 몰랐는데 바로 발아래를 안보고 멀리 내다보다가 넘어지는건 엄마도 그런건 비밀이다. 적다 보니 내가 성격이 급하구나 하고 느껴지네..;;ㅎㅎ
'hello's 22 - 23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2.17] 고급진 냄새 (69) | 2023.02.17 |
---|---|
[23.02.16] 산 넘어 산이 이건가? (77) | 2023.02.16 |
[23.02.14.] 눈치와 배려 (44) | 2023.02.14 |
[23.02.13.] 여행을 앞둔 집 같은 카레 (64) | 2023.02.13 |
[23.02.12.] 해결해주지 못해 미안해 (52) | 2023.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