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하루를 애쓰며 살아가는 나에게 기특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항상 뭉그적 거리면서도 항상 치열하게 고민하는 네가 기특하다 생각한다라고 시작할 것 같다. 사실 이번 달은 치열은 고사하고 뭉그적의 끝판왕이 아니었나 싶다. 일하는 패턴이 바뀌어서 월수금 물류가 들어와 물건 정리를 했었는데 지금은 매일매일 물건이 들어와서 매일매일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보니 집에 와서는 뻗어 자기 십상이다. 마침 최근에 노트북이 고장이 나고 의욕상실까지 겪으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퍼질러 버리기도 했다. 예전만큼 나를 닦달하며 불안을 가지며 나를 고생시키진 않는다. 요즘은 잠 오면 자기도 하고 오늘 읽을 책을 내일모레 혹은 일주일 뒤로 미루기도 한다. 물론 작정하고 일주일 뒤에 읽어야지 하는 건 아니지만 내일 읽어야지, 내일 읽어야지 하면서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사나흘이 되는 거지. 이래놓고 다음 달 초되면 또 반성한다고 그럴게 너무 눈에 보이는구먼..

그래도 더는 미루지 말아야지 싶어 오늘 이렇게 끄적거려 본다. 연말에 항상 다음 해 연말에 보려고 나에게 편지를 쓰곤 한다. 늘 뭐가 그렇게 기특한지 기특하다 대단하다며 우쭈쭈 하는 편지를 쓴다. 그러면서 늘상 뭐가 그리 기특해하는거냐고 피식 웃지만 정작 편지를 읽을때에는 맞어 나 기특해하는게 참 웃프다. 고등학교 2학때에는 미래의 내가 참 막막했었다. 지금도 가끔 튀어나오는 자아인데 내가 밥멀이는 하고살지 너무 걱정이 되곤 했었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도 내가 걱정이 되었던지 제발 대학가게 공부좀 하라는 부탁아닌 부탁을 받았었다. 어찌되었건 매달 월급을 받으며 내몫을 해내고 있다는게 지금도 가끔 믿기지 않는다. 사회초년생일때에는 취향에 맞지도 않는 화장품사랴, 입지도 않는 싸구려 옷사느라 신용카드를 박박 긁었다가 카드값 메꾸느라 월급의 태반을 소비에 썼는데 지금은 뒤늦게라도 정신차려서 월급날까지 2주밖에 안남았으나 아직 월급이 남아있는 엄청난 기적(?)을 행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엄마가 나 하는 꼬라지를 보고는 쟤 저러다가 거지꼴 못면하는거 아니냐고 걱정을 했더란다. 지금 생각하면 우쭈쭈 해가며 매년 연말에 나름의 희망사항들을 기록하고 다음해 연말에 읽으며 성취했는지 안 했는지 보는 것도 또 다른 피드백하는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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