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족은 애증의 감정이 올라온다.
항상 내가 힘들 때 이야기 하면 늘 듣는 말이 너만 힘든 게 아니다는 말을 주야장천 들었다. 최근 2년 전에야 나도 화가 나서 대들곤 했다. "그래 너도 힘들었겠다. 이 말이 그렇게 힘들어? 어려워??"라고 거의 울다시피 내뱉었다. 사실 크게 사춘기를 겪었던 적은 없었다. 물론 마음에서는 오백번도 더 가출하고 싶었고, 더 탈주하고 싶었지만.. 이러다가 진짜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닐까 하는 쫄보생각에 몸은 집에 있고 마음만, 생각만 떠돌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나에게 함부로 말하는 경향이 좀 있었다. 어릴 때에는 내가 예민하다는 엄마의 말을 그런가 보다 하고 듣곤 했었는데 직장 생활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전혀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아닌 건 아니라고 대들기도 하고 화도 내보기도 했었다. 엄마입장에선 애가 미쳐 날뛰는 것으로 느꼈으리라. 덕분에 나는 가슴 한가운데 엉켜 있던 답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
사실 우리집의 가족들은 아주아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못해 좀 이기적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각자 플레이를 하는 편이라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집 나가서 연락조차 없는 아버지와 독립 후 전화 한 통 없는 엄마아들과 좋은 건 항상 자신의 주머니, 입에 먼저 들어가는 엄마.. 그렇다 보니 애틋한 가족애를 다루는 드라마들을 보면 다른 집도 다들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30대 초반 때까지는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싶기도 하고, 외로워하기도 했었다. 이제는 안다. 내 마음을 남에게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사는 건 원래 외로운 것이라는 것을.. 애틋하고 먹먹한 감정보다는 기본적인 도리를 하며 내 노후는 내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아마 그래서 2년 전부터 재테크나 경제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커졌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본인은 농담이라고 본인에게 잘하라고 버팅기면 목젖까지 드는 말들이 참 많다. 내가 여기서 더 얼마나 잘해야 하느냐부터 미운말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올 거 같은데 정신을 부여잡고 못된 말들을 알약 먹듯이 넘긴다. 미운말 못된 말들을 뱉으면 그게 진짜가 되어버리니까.. 억지미소지만 웃으며 슬며시 이야기한다. 그러게..라고.. 한 5초 정적 있다가 멋쩍은지 그래도 딸인 네가 참 착해..라는 말이 그렇게 잔인하고 나를 찌르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걸 알면서 매번 이런다고 하는 못된 생각은 일찍 고쳐 먹는 게 내 정신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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