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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일상

24.04.11. 치약과 칫솔을 따로 두지마라.

hello :-) 2024. 4.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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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료품에는 손님들이 주로 함께 구매하는 제품들이 같은 곳에 진열되어 있다. 예를 들어 치약과 대파를 함께 진열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렇게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치약은 칫솔 옆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지적 인접성이라고 불리는 개념인데 소비자들에게 쇼핑을 간편하게 해주는 동시에 충동구매를 촉진하기도 한다. 

 당신의 시간과 집중력에 적용되는 또 다른 지적 인접성이 있다. 이메일에 답장하는데 10분을 쓰고, 회의에 30분을 쓰고, 실제로 창조적인 작업에 몰입하는 시간은 15분을 쓰고, 그다음에는 다시 이메일을 답장하느라 10분을 쓴다고 생각해 보라.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작업을 오가면서 업무 전환 페널티를 지불할 수밖에 없어 업무 효율이 저하된다. 

 비슷한 종류의 작업끼리 묶어 시간을 분류하면 업무 전환 패널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오늘은 어떻게 작업을 분류할 것인가?

 출근을 하면 루틴이 있다. 처음 오픈준비를 하면서 재료손질과 하루 팔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각종 반찬을 그릇에 넣고 밀봉해 놓는다. 일명 준비의 시간은 출근 후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 준비를 한다. 양파 까기부터 양배추 채썰기, 고기를 볶기도 하고, 작은 봉지에 덮밥용 돼지고기를 100g씩 소분하기, 피자치즈 50g씩 소분하기 등등 많은 잡일도 같이 한다. 손님 상대하다가 재료소분하는 그 전환될 때 심적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싫어서 앞쪽에 몰아서 다 한다. 그리고 10시 이후부터 퇴근직전까지 홀손님 상대와 배달포장, 방문포장, 전화주문 모두 상대한다. 정말 긴급한 김치 꺼내기나 밥 하기를 제외하고(밥 하는 것도 아침에 몰아서 싹 다 하지만 긴급으로 떨어졌을 때)는.. 

 일이 많다보니 에너지가 방전되어 퇴근 후 손가락을 꼼짝하는 것도 힘들어했었다. 에너지 관련책을 보고서는 업무 방식을 바꾸고 나니까 에너지가 남아서 퇴근하고 나서 엘리베이터를 대신해서 계단 이용을 하고, 그 덕에 운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되는 일석 이조의 상황을 겪고 있다. 씻고 나서 좀 졸더라도 책을 읽을 에너지까진 쥐어짜 내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퇴근 후에는 자기 계발의 시간이라고 암묵적으로 내가 또 몰아서 시간을 냈다는 게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내방은 좀 무질서해 보이는 아수라장이지만 하나의 질서가 있다. 손 뻗으면 잡히는 책들이 널려있고, 볼펜이 주변에 있으며, 그 옆에는 메모가 가능한 노트와 메모지가 있다. 손이 닿지 않는 수납장 손잡이에는 운동복이 걸려있다. 어쩌면 그래서 하루 이틀은 늘어지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걸리적거려서라도 손에 쥐게 되고, 그러다 보니 한 줄이라도 읽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 방에 들어오면 운동을 하러 갔다가 씻고 와서는 책을 보고, 메모를 하게 되고, 가장 안쪽에 있는 침대에서는 기절하게 된다. 조금이나마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면 책상 위를 좀 치우긴 해야겠군...(갑자기 자아성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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