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왕과 사는 남자였다. 그렇다. 최근에 본 영화다.ㅎㅎ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으니 최근이 맞지.. 사실 난 중2병에 사극에 올인했던 사람, 역사덕후여서 웬만한 사극들은 피하려고 한다. 역사가 스포라서 얼마나 슬플지 알기에 피하려고 하지만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고 하지 않던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옷소매 붉은 끝동도 피하려고 했는데 결국은 피하지 못하고 빠져서는 끝까지 괴로워하며 울면서 봤었다.

개인적으로 영상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는 한때는 요일마다 챙겨보는 드라마가 있었고 휴일마다 극장 가서 영화를 보곤 했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둘 다 기피하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일상이 사람에게 치이는 직업이다 보니 다크 하거나 누군가를 복수하거나 감정적으로 힘들어지는 스토리는 일단 안 봤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였고 참바다씨 유해진 님이 나온다고 하니 봐야겠다 싶었다. 영화는 잘 모르지만 예능이나 방송에 보이는 감독님이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이라 왠지 영화도 그럴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종이 모티브라니... 사실 주저한 게 사실이었다. 단종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당하고 사육신과 생육신과 금성대군과 안평대군의 죽음까지.. 그러다가 단종역할의 배우의 눈을 보는 순간 이건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느낌이 팍 오면서 결국 설에 퇴근 후 봤다. 뭐.. 굳이 MBTI를 따지자면 T 중에 냉정하다는 ST임에도 영화 시작과 동시에 울고야 말았다. 그 어린 왕이 자신을 지키겠다고 고문당하며 울부짖는 신하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밥상을 받는데 이거 학대 아니냐고.. 사실 SNS에 연출이 어쩌고 CG가 어쩌고 하는데 그냥 애초에 단종이 주인공인 영화라는 점에 주안 해서 영화를 봤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짠했다. 엄마 아들과 이름까지 같아가지고 더 맘이 안쓰러웠다.
결국 옆자리에 모르는 아저씨도 뿌엥 하고 울고 계시길래 챙겨간 휴지 쥐어드리고 펑펑 울다 왔다. 대립각이 없고 슴슴하다는 평이 있던데 글쎄다.. 누가 빠졌는지 바로 알 거다. 근데 그 사람 등판하면 단종 홍위가 주인공이 아니게 되어버리는데.. 최선이 아닐까 싶다. 후반부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사람으로서 존엄성을 지켜서 명복을 빌고 싶었다는 인터뷰가 너무 공감이 갔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시간정도의 러닝타임에서 이 정도 서사가 나오고 감정까지 끌어올리는 건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든 어떻든 감독님도 충분히 한몫한 거라고 본다. 모처럼 영화티켓값도 그렇지만 영상을 보고 있는 시간 자체가 아깝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생각보다 너무 신파도 아니었고, 단종과 한명회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역사적인 사실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물론 소설도 그렇고.. 역사적인 사실이 스포라서 너무 빤해 보이거나 혹은 너무 가공된 사실을 섞어 버리면 공감이 안되어 버리기 때문인데 그 적절성을 어느 정도 찾은 느낌이다. 나중에 TV나 OTT에 나온다면 다시 한번 보고 싶다. (극장을 또 가기에는 시간과 기력이 도저히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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