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당한 돈만큼 효과적으로 쓰인 돈은 없다. 평생 얻기 어려운 현명함을 그 대가로 주기 때문이다. 사실 바보 등신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묘하게 좀 바보미가 있었다. 뭔가 야무지지 못했었다. 어릴 때라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엄마 심부름으로 슈퍼에 두부 사러 가서는 꼭 잔돈을 덜 받아오거나, 집에 오는 길에 돈을 흘리거나 비 오는 날에 우산을 버스에서 놓고 내리는 등 칠칠치 못하는 행동을 많이 했었다. 심지어 초등학생 때(아니면 국민학생일 때일 수도 있음) 1년에 가방을 세 개나 끊어먹기도 했었다. 지금도 미스터리 한데 나를 싫어하던 같은 반 놈이 내 가방에 커터칼인지 면도칼인지로 그어놔서 엄마한테 엄청 혼났었다. 아니 내가 그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나는 가방 메고 집에 오는 길에 누가 가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