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대와 욕구가 구체화된 존재이며, 무수한 욕망의 덩어리다. 이러한 욕망을 품은 인간은 살면서 오직 자기 자신의 욕망과 고통만을 선명하게 느낄 뿐, 그 외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다. 그렇기에 욕구나 고통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렇게 매일 생기는 난제들과 씨름하며 근근이 살아가며 걱정에 휩싸이는 것이 인간 삶의 본질이다.
사춘기 여중생일 때 정답이 없는 질문으로 몇 개월, 몇 년 동안 고민을 했었던 때가 있었다. 나는 왜 살아가는 걸까? 왜 태어난 걸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하루가 너무 버거웠다. 그때 당시 따돌림을 당하고 집에서는 네가 문제가 있으니 그러는 거다라는 말을 듣고, 학교에서는 대놓고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터라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 같았다. 어쩌면 그때만큼이나 힘들었던 때는 5년 전 박효신 콘서트를 가겠다고 주 7일 2주 일했을 때가 유일했던 거 같다. 물론 그때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거지만.. 지금에야 그때는 내가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정욕구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당시에는 정말 의식적으로라도 집에 늦게 오곤 했었다. 집이 고층이라서 혹시가 나쁜 생각을 할까 봐 나도 나 자신이 무서웠었다. 그때 역사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험난한 인생을 겪은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었다. 그때 가장 꽂혔던 사람은 사도세자와 정조였다. 지나친 아버지의 기대로 삐뚤어지고 결국은 미쳐버려서 결국은 죽임을 당한 아들과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신의 자리의 위협을 받은 또 다른 아들 정조.. 자신을 갈고닦으면서 미친 듯이 책을 파고 들어서 워커홀릭이 된 그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꾸역 꾸역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입학한 대학교에는 갑자기 소속 학과가 없어지고 통폐합이 되면서 동기들이 대거로 자퇴하거나 편입하는데 난 편입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 집이 넉넉한 편도 아니었지만 배움에 뜻이 깊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본질적으로 대학을 입학한 이유는 돈 벌려고 대학에 입학한 거라 빨리 졸업하고 취직이 하고 싶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집 근처 커피숍에 조기취업을 하면서 일을 하면서 대학 다닐 때 배운 것들이 무쓸모임을 알고는 많이 힘들었다. 쓸모없다, 일 못한다는 인신공격을 많이 받기도 했고 이건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혈기에 손님들이 하는 말에 상처받기도 하고 무책임한 사장에 뚜껑이 열리기도 하고 쉼 없이 오픈과 마감의 로테이션에 이게 커피숍인지 2교대 공장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때 당시에는 불면증도 심해져서 마감조일 때는 다음날 오픈을 하기 위해서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와서 술에 의지하기도 했었다. (그래봐야 맥주 작은 거 한 캔이었지만..) 이대로는 아니다 싶어서 직종을 옮겨가며 끊임없이 일을 하고 현 직장에 이직하면서 자리를 잡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잘 받고 예민해져 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상처 덜 받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에 검색했다가 책 한 권 홍보영상을 보게 된다.
그게 이 책의 홍보영상이었는에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이런 내용이었다. 그러다가 다른 영상을 보는데 왜 태어났는가?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봐야 한다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수년간 답을 못 찾았던 질문이 알고 보니 오답질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일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고 일주일을 생각하니 알겠더라. 적어도 눈앞의 사소한 것에 아등바등 살게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삶에서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내가 남기고 싶고 살면서 얻고 싶은 건 내가 성장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 성장하는 것을 내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싶었던 게 습관이었고, 한동안 습관에 대한 책들을 엄청 읽었다. 무계획으로 막무가내로 살아가던 나에게 이제 계획이라는 존재가 나타났고 뭐라도 끄적거리고 싶어 졌었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고 차차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잘못된 질문을 수정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을까.. 아니 살아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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