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집착하지 않을수록 오히려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욕망이란 영원히 충족될 수 없음을 인정할 때 비로소 고통의 바다를 건널 수 있다.
20대 초반에는 행복에 집착하곤 했다. 아니 오히려 행복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매일매일 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배당했었다. 그래서였을까 무리해서라도 남들이 좋다는 화장품을 얼굴어 덕지덕지 발라보기도 하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곤 했다. 걸어서 15분 거리 커피숍에 걸어서 출퇴근하는데도 왜 그리 많은 옷을 인터넷으로 사서 매일 집 앞에 택배가 오는 불상사가 일어나곤 했었다. 가지려고 할수록 더 갈증이 나곤 했었다. 그렇게 옷을 사서는 매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오는 게 아까워서 밖으로 돌기도 하고, 괜히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체력이 남아돌았구나 해서 경이롭다. 지금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뻗기 바빴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샀던 싸구려 옷이나 싸구려 가방 심지어 신발조차도 쓰는 게 단 한 가지도 없다. 나의 취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비다 보니 저렴하지만 있어 보이는 옷을 산다고 했지만 결국은 저렴해 보여서 방치하다 보니 결국 곰팡이가 펴서는 내다 버릴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그때 여행이라도 좀 다녀볼걸 새로운 것을 배워보는 용기를 가져볼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을 것이다. 그때 그런 헛짓거리를 해봤기에 단순한 행복이 아니라 경험과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소비를 해봤기에 이 물건은 나랑 맞지 않구나를 알게 되었다고 믿는다. 아마 사보지 않았고 써보지 않았다면 내가 의외로 화장품에 관심이 없고, 불편한 옷보다는 편한 옷이 여성복보다는 남성복이 나의 다리길이에 맞다는 것을 알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안다. 나의 행복은 물건을 소유하고 갖는 게 아니라 내가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하루의 일상이 무사히 마무리되어 한 뼘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라는 것을. 오히려 타인의 주 5일의 근무와 여름휴가를 부러워 하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 속에서 재미를 찾고 요령이 생기면서 내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 지금이 참 좋다. 그래서 그럴까.. 월급을 받으면 소비하기 바빴고, 항상 모자라서 신용카드의 리볼빙의 늪에 빠지곤했었는데 지금은 신용카드를 없애서일까 오히려 월급이 조금 남아서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농담으로 얼마전 엄마가 너는 진짜 인간이 됐다고 하곤 했다. 염치없지만 너무 사실이라 맞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나의 40대, 50대가 기대가 된다. 얼마나 더 잘 늙어갈까? 얼마나 더 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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