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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일상

24.04.15. 그 거절은 당신의 '작품'을 향해 있다.

hello :-) 2024. 4.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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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 작업은 주관적이다. 당신이 몇 주동안 프로젝트 하나에 전념해서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제출한다고 해도 이해관계자들이 막연하고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그 작업을 거절할 수도 있다. 그때 당신은 거절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상처받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당신의 아이디어였고 당신의 작업이며, 당신의 위험부담이었다. 거절은 아프지만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 

 거절의 고통을 느끼는 것은 아프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할지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거절 한 번이 거부받았다는 좌절감에 침몰하는 침체기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거절'이라고 적힌 꼬리표를 스스로 분이고 아예 길을 잘못 들었다고, 다시 예전처럼 잘할 수 없다고 자신을 의심할 수 있다. 

 당신의 작업이 거절당했다고 당신의 가치가 부인당한것은 아니다. 당신의 작업이 선택받지 못해 아픈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당신이 인간으로서 갖는 본질적인 가치의 문제가 아니며, 당신의 능력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작업이 거절당했다고 자신의 가치가 부정당한것은 아니다. 거절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은 다음 프로젝트에 투신하는 것이다. 작업에 대한 거절이 자신을 규정하도록 허용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좀 덜하지만, 과거 콜센터에서 근무할때가 가장 힘들었다. 더더군다나 내가 어떤 물건을 팔거나 판매를 하고자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괴로웠던 게 아닐까 싶다. 전전 직장이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하청업체였다. 같은 건물에 건강보험공단 북부지사가 있었으니까 건강보험 공단 고객센터라고 해도 될 거 같지만.. 근무하고 나서 석 달이 지나서야 알았다. 아.. 내가 콜센터 중 가장 힘든 지옥에 들어온 거였구나.. 보험이나 카드를 판매하기 위해서 전화를 걸어야 하는 직업도 만만치 않겠지만 하루종일 불만이 있어서 전화하는 사람, 어떻게든 돈을 안내기 위해서 전화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건 정말 일요일 저녁에 울고 싶게 만들었다. (그때는 주 5일 근무했었고, 공휴일은 모두 쉬었지만 현재 주 6일, 주 7일 근무하는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 적어도 월요일 아침에 회사출근하다가 교통사고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하니까..)

 그때 당시 가장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나의 생일날 첫 전화가 참아왔던 나의 인내의 버튼을 눌리게 했었다. 회사 사장님이었는데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체납으로 집과 차가 압류가 되어 매매가 안 된다고 했다. 사유를 확인하고 안내도중에 니가 뭔데 압류를 하느냐라며 ㅅㅂㄴ이라는 욕을 들었다. 솔직히 11년동안 한푼도 안냈으면 압류를 하는게 맞지 않느냐는 말을 한 내 잘못도 있지만.. 법적으로 건강보험에서 왜 독촉장이 오느냐고 해서 헌법찾아서 (건강보험법 1조 1항) 건강보험공단에서 위임받아서 그렇다고 설명했더니 팩스로 법조항을 보내라고 그러고 한 10분 넘게 욕에 시달렸었다. 손님에게 시달린것도 있지만 통화가 길어진다고 소속 팀장과 고객만족팀 팀장이 실시간으로 채팅오는데 나는 그게 더 미칠거 같았다. 그 당시에는 나를 못믿냐는 생각도 들었고. 불과 3분전에 고객에게 설명한것을 다시 설명하라고 채팅이 들어오는데 4:1로 고독하게 싸우는 느김이 든다고할까..(4는 고객, 3팀 팀장, 고객만족팀 팀장, 공단 담당자) 담당자는 늘 파업에 전화번호도 까면 안되고, 전화연결도 하면 안되고 맨날 자리 비우고 없고.. 그렇게 시달리고 점심시간에 발코니에 앉아 있는데 나도 모르게 여기서 뛰어내리면 아플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음달 아프다는 핑계로 휴직하고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내가 할만한 직업을 찾다가 지금의 직장에 면접을 본 것이다. 

 하면 안된다고 규정되는 일들이 너무 많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많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으니 나의 존재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더 힘들었다. 비록 주 5일에 몸은 편할지라도 정신적으로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고 소모된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주 6일 주 7일에 방방 뛰어다니며 무거운 거 들고 이리저리 치이더라도 내가 해결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딱잘라서 말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고 내 존재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에야 안다. 그때 당시 받았던 전화들이 나를 퍼붓고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일에 대한 불만이고 아닌건 아닌 거 같다는 말임을.. 일과 내 감정의 분리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분리를 하고 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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