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

hello's 24 - 25 일상

24.07.31. 내키는 대로 해도 괜찮아.

hello :-) 2024. 7. 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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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그저 아주 긴 일상의 반복이라고 느껴본 적 있는가?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이를 닦고, 옷을 입고, 출근을 하고, 이거하고 저거 하고, 또 저거 하고.. 만약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짜증스럽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때가 내키는 대로 시간 보내기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내키는 대로 보낼 시간을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처럼 들릴수도 있다는 걸 잘 알지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시간에 딱딱 맞춰 돌아가는지 생각해 본다면 말이 안 될 것도 없다. 우리는 효율적인 행동과 생활을 통해서만 삶이 의미가 있고 제대로 굴러갈 거라고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가끔가다가 제약과 속박이 없는 시간이 생기면 나는 모든 걸 멈추고, 가만히 눈을 감고 바로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 기분인지 생각해본다. 그러면 때로는 정말 엉뚱한 대답을 얻게 되기도 한다. 냉장고 청소를 하자와 같은. 내가 생각해도 엉뚱하다는 생각이 확 떠오르는 것이다. 보통은 낮잠을 자거나, 달리러 나가거나 서점에 가거나 그냥 가만히 앉아 쉰다.  창의적인 존재로서 우리는 누구나 약속이나 속박 없이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지금 이순간을 살기 위해 여유 공간을 마련한다면 내면의 지혜를 보는 눈이 더 밝아지고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꼭 필요한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이를 닦고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 벅찬 업무처럼 느껴진다면 내키는 대로 시간 보내기를 해보자. 

 가끔 인생 노잼의 시기가 온다. 뭘 해도 재미가 없고 의욕이 꺾이는 날이 간혹 있다. 그럴때에는 대체로 나의 경우는 집에서 쉰다. 거의 대부분은 집에서 충전하면서 기력을 회복한다. 사실 나는 서비스업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기가 실시간으로 빨리는(?) 그 느낌이 퇴근하고 집에 오는 그 9분, 12분의 시간에 급속 방전되어 밥 먹고 나면 거의 넉다운된다. 지금 이 더위에 에어컨 없이 생활해서 더 그런 거 같다. 이전에는 악착같이 낮잠도 안 자고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야 한다고 버텼는데 이제는 못 버티겠다..ㅎㅎ 

 예전에는 쉬는 날 전날에 즉흥적으로 시내로 놀러가서 중고서점에 들러 책을 쓸어 담고 짊어지고 오면서 혼자 국밥을 먹거나 샤부샤부를 먹기도 했었다. 지금은 중고서점이 없어져서 굳이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아예 안 나가고 있지만.. 가장 즉흥적으로 내키는 대로 움직였던 것은 16년 전인가 이맘때 즉흥적으로 합천에 놀러 갔었다. 내가 좋아하던 드라마가 촬영한다고 해서 촬영 스케줄도 모르면서 합천 드라마 촬영장에 놀러 갔었다. 그 당시에 팔과 얼굴이 익을 대로 익어서 껍질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때 배우들과 찍은 사진과 싸인들은 다 잃어버렸지만 그때 그 더위는 잊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여름에 휴가를 10년째 안 가고 있다고..(사실 못 가는 거임.. 휴가가 없어서..ㅋㅋ) 

 가장 즉흥적으로 놀러를 간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은 고2 때 설거지하다가 아빠와 엄마가 끌고 가서 정신 차려보니 강원도 여행 갔던 것이 생각난다. 무조건 북으로 가자 너무 덥다고 해서 고속도로로 위로만 갔었다. 통일전망대도 보고, 속초에서 조개구이도 먹고, 숙소도 정하지 않아서 저녁 8시에 눈에 보이는 찜질방에 들어가서 1박 하고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면서 서쪽으로 가서 춘천에서는 닭갈비를, 순천에서는 중화요리를 먹곤 했었다. 다음에도 이런 여행을 떠나보자고 했었는데 그 여행이 첫 가족여행이자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었다. 가족여행을 다니려면 퇴사를 해야 가능한 상황이라 젊을 때 돈을 쓸어 담자는 생각으로 열일 중이다. 현재 근무하는 매장이 망하지 않는다면 진짜 딱 내 나이 50이 되면 모아놓은 돈으로 엄마랑 둘이서 전국 여행을 다니거나 제주도 여행을 다닐까 생각 중이다. (그래서 둘 다 열심히 운동하는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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