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많은 것을 잃어가며 지낸다. 같은 장소를 가도 그 날의시간을 만날 수 없음을 알게되면 아쉽고 또 아쉽다.
그렇다. 좋아하던 동네 맛집이 사라져서 서글프다. 공간은 그대로인데, 그 손맛을 잃은걸 알게 되면 참 서글프다. 추억이 사라진것이니까..
다른 입구는 이전 포스팅에 촬영을 해서 다른 출입문을 찍었다. 근무하는 매장에서 걸어서 밀면집에서 접선하기로 하고 걸었는데 여름의 햇볕과 다르게 바람이 선선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5월 한달과 6월에도 동네 산책을 그렇게 했었다. 물론 헬스장 이용료를 내는 엄마는 분노하셨지만.. 멀쩡한데 놔두고 왜 밖에서 시커먼 감자처럼 타서 오냐고... 광합성 하면 살이 안찌기도 하고 한여름에는 만나기 힘든 그 솔솔 바람의 맛(?)이 좋다고.. 진짜 더워 죽을거 같을때는 헬스장을 가겠다고 했지만.. 결국 밥 먹고 한숨 자고 헬스장을 다녀오긴 했다.
우리집이 좀 많이 먹는지.. 나는 물밀면, 엄마는 회비빔(근데 회가 안들어가 있음..)밀면과 손만두(인데 손만두가 아님)를 시켰다. 살짝 비주얼에서 작년에 왔을때랑 좀 다른데?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다. 솔직히 만두에서도 뭔가 역한 냄새가 나서 먹기 조금 버거웠는데.. 찍어먹는 간장도 안줘서 요청해야 했다.
사실 우리집은 둘다 밀면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이 집 덕분에 작년에 정말 일주일에 두번씩 가곤 했었는데 먹으면서 세가지 생각이 들었다. 재료를 아꼈다는걸 손님인 내가 눈치챌 정도였고, 회비빔밀면에 명태무침도 안들어가고 양념도 간이 안맞아서 다시는 오지말자고 이야기가 나왔었다. 만두도 손만두가 아닌데 손만두라고 적혀 있었던데다가 행수 덜빨린 냄새가 나서 당황스러웠음.. 솔직히 내가 요식업에 종사해서 좀 예민한건가 싶었던 부분이긴 하다. 예민한 엄마는 눈치를 못채고 난 먹으면서 역해서 만두를 4개씩 먹기로 했는데 하나 양보함..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4시쯤 방문해서 매장 유일한 손님이었는데 주인분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자기들끼리 손님 욕하는걸 들었다. 무슨 메뉴인지는 모르겠으나 23개 단체 주문이 들어온거 같았는데 배달 예상 시간을 최대로 늦추고 최대한 취소하게끔 유도하라는 말에 먹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근무하는 매장에도 같은 프로그램을 써서 아는데 최대 시간이 120분임) 이후 손님이 전화해서 취소요청을 했었다. 왜 취소하는지 모르겠다며 홀에 틀어놓은 TV보다 더 크게 떠드는 모습이 좀 불편하게 느껴진거면 예민한거겠지.. 묵묵히 먹던 엄마도 다시는 오지말자며 이야기하고는 일어났다. 손님 입장에서 겪어보니 혹시 나도 근무하면서 나도 모르게 불평불만을 하는게 아닌지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제일 잘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상실감과 숙연함이 같이 느껴지던 아쉬운 저녁 한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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