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스티븐 프레스필드는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창작 일을 할 때 공통적으로 다음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은 스튜디오를 위해서 일하고, 한 번은 나를 위해서 일하라."
한번은 '스튜디오를 위해'는 당신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일하는 과정에서 당신의 창의성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 번은 나를 위해'는 상업적인 면에서는 큰 수확이 없어도 창의적인 면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일 역시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의뢰받는 작업 때문에 뒤로 밀렸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은,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작업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춰 머리를 쥐어짜 내면서 정작 자신의 창의적인 갈증은 해소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번은 스튜디오를 위해, 한 번은 나를 위해'의 원칙으로 창조적인 불씨를 계속해서 지펴라. 당신은 지금 창의성의 불씨를 살려줄 개인적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고는 소름이 끼쳤다. 항상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나를 위해서 일한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내 가게인 것처럼 일하는 거지 나를 위해서 일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요식 서비스업 특성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나에게 이득이 온다고 생각을 했던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사람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내향적인 내가 대면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처음부터 '와 이 일은 정말 나의 일이야!'라고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했던 거지...
연차가 쌓이고나서는 별에 별 사람을 상대하면서 사람자체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게 편하고, 사소한 것에 꽂혀하고 거슬려하는 나의 더러운 성질머리를 다룰 필요가 있었다. 사소한 말투에 상처받는 밴댕이 소갈딱지 머리를 어찌할꼬... 인문학 책도 모고, 심리학 책도 보고, 철학책을 보면서 인간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나는 나 자신을 정말 몰랐었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도, 위로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일기를 쓰고 있다. 좀 더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 이번달은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것도 밀렸지만 일기만큼은 몇 줄이라도 적어보려고 한다. 일하는데 나를 위해서 일을 하진 않지만.. 퇴근 후 나를 위해서 일상을 나눠보려고 한다. 그게 쉽진 않지만 그만두지 않고 작심삼일이더라도 하려고...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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