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중요하다. 비참한 환경에서도 훌륭한 창작물이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대부분 예외에 해당한다.(그들은 주변 환경이 좀 더 우호적이었다면 얼마나 더 훌륭한 작품을 창조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는 창조적 틀에 갇히는 것처럼 장소의 틀에 갇히기 쉽다. 우리는 같은 책상에 앉아 같은 도구를 사용하고, 같은 머그잔에 담긴 같은 음료를 마시면서 매일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왜 쳇바퀴를 도는 기분이 드는지 의아해한다. 프로는 어떤 조건에서도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자신의 환경을 더 좋게 또는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오늘은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 보라. 노트북을 들고나가 공원 벤치에서 일할 수도 있고, 그냥 건물 로비에 안장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자리에 앉았을 때 보이는 시야가 달라지도록 사무실을 재정비할 수 있다.
장소의 틀에 갇히지 않도록 주의하라. 창의성을 새롭게 자극하기 위해 자신의 환경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오늘 당신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번 3월부터는 집에서가 아니라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해외축구 영상을 재생하고는 실내 사이클 30분 강도1부터 10까지의 단계에서 7에서 8을 설정하고 30분을 쉼 없이 탄다. 이후에는 러닝머신으로 옮겨서 5분 간격으로 경사 4에서 4.3 속도에서 시작해서 서서히 올려서 29분째에는 경사 10에 속도 6으로 힘들게 타고는 미련 없이 멈추고 내려온다. 아무래도 운동을 할 때에는 운동 관련 영상을 들으면서 걸으면 묘하게 박자가 빨라져서 땀을 줄줄 흘리게 된다.
하지만 오늘은 좀 빠른 음악을 들었다. 포레스텔라가 부른 The show must go on 이라는 노래로 뜬 알고리즘으로 만들어낸 믹스 재생목록이 뜨는데 알고리즘이란... 크로스 오버 그룹에도 빠른 템포의 음악만 들었더니 전부 빠른 템포라서 오늘은 러닝머신 뛰다가 떠내려(?) 갈뻔했다. 진짜...ㅎㅎ 사실 바로 옆에서 뛰던 동네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어르신이 기침 가래를 아주 부지런히 20분째 크윽, 캬 하는 그 소리가 얼마나 귀에 거슬리는지... 덕분에 오늘은 더 힘들게 운동을 했던 거 같다. 그러고는 11층인 우리 집까지 정말 기어가다시피 해서 집에 왔다. 처음에는 그 특유의 거슬리는 소리를 하지 말아 달라고 양해를 구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누가 나보고 조용히 하라고 하면 화도 나고 즈그 집 안방이냐고 생각할 거 같다는 생각에 비겁하다고 말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해야지.. 그리고 말한다고 변할 거 같았으면 애초에 남이 싫어할 일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을 변화 시킬 수 있으면 변화시키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면 굳이 힘든 환경을 자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뜻대로 환경을 변화할 수 없을 때 생각의 전환으로도 환경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거슬리는 손님이 와서 되지도 않는 요구를 할 때나, 굳이 운동하는데 옆에 알짱거리는 가래할아버지의 경우 '아.. 나를 레벨업 시키려고 하는구나... 오 이런 덤벼라 세상아..(그렇다고 덤비지는 말아..)'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마음을 상대에게 들키면 큰일 난다. "나를 무시하냐.. 너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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