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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9.한글날에 봐야할 영화(feat. 말모이)

hello :-) 2023. 10.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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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만 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는 바로 '말모이' 

 말모이란 사전이라는 뜻으로 1910년 주시경 등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했으나 끝내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영화는 개봉하기 이틀 전에 먼저 보게 되었다. 우연히 시사회이벤트를 알게 되고 2019년 1월 7일에 엄마랑 같이 극장에서 봤던 영화이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일제의 완전한 조선 지배를 하기 위해 민족말살정책으로 내선일체(일본과 조선은 하나다), 일선동조(일본과 조선의 조상은 같다)를 주장하면서 창씨개명을 해서 황국신민이 되자는 개소리를 한창 짖어댈 때였다. 

 배경이 된 시대는 1940년대로 가장 악랄하게 수탈당하고 있을 때였다. 전쟁에 모든 것에 올인하면서 즈그 자국인 일본뿐 아니라 그 식민지인 조선도 모든 것을 전쟁의 물자로 쓰고 있을 때였다. 

 그런 어려울때 주인공 판수는 일자리를 잃는다. 아들의 학비를 해결하기(?) 위해 역에서 소매치기를 한다. 그러다가 묵직한 가방과 점잖은 차림새의 정환을 보게 되고 정환의 가방을 훔치다가 실패하게 된다. 판수의 지인인 조 선생이 집으로 찾아오고 덕분에 면접을 볼 기회가 생긴다. 엥? 면접 보러 간 조선어학회 대표가 가방 주인인 정환.. 정환은 까막눈인 데다가 소매치기였던 판수가 영 못마땅하다. 판수의 사정을 아는 조 선생의 말과 판수를 반기는 회원들에 밀려 정환은 대신 읽고 쓰는 것을 공부한다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한편 판수는 돈도 아닌 말을 왜 모으나 싶었는데 난생처음 글을 읽고 쓰면서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정환은 자신의 과업이기도 한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에 힘쓰는 판수를 보면서 '우리'에 대한 소중함에 눈을 뜬다. 

이사람이 임동익임..

 조선어 학회의 회원인 임동익은 문화인들이 내선일체네 황국신민이네 하면서 변절하여 친일선동하는 문화인에게 항의했다가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인쇄비를 들고 인쇄소를 가던 판수는 그 모습을 보고 임동익을 돕다가 싸움에 휘말리고 시간이 지체된다. 연락이 없으니 정환은 판수가 돈을 들고 튀었다고 생각하고, 늦은 밤 책방을 뒤지는 판수를 보며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두들겨 맞은 임동익을 위해서 책방에서 약을 찾다가 오해를 사게 된 거였는데.. 정환의 모진 소리를 듣고 오해받은 판수는 홧김에 집으로 가버린다. 임동익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들은 정환은 사과를 하러 판수의 집으로 간다. 

 정환은 사람 소중한줄 몰랐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판수는 마음을 돌려 다시 조선어학회에서 일하기로 한다. 각 지방의 사투리를 모으는데 너무 오래 걸리자 조선어학회에서 창간한 잡지 '한글'에 사투리를 모은다고 광고를 싣는다. 그 광고로 인해 총독부에서 책방으로 들이닥치고 책방이 탈탈 털리게 된다. (이 사건은 조선어 학회 사건이라고 한다. -조선어 학회 사건이란 기차에서 조선어로 떠들던 여고생이 체포가 되고 수사를 통해 학교에서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 수업을 듣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추적을 통해 조선어 학회에서 사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란죄로 잡혀 들어간다.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이운재, 한징 등 많은 회원들이 순국하게 된다)

 책방이 털리고 나서 정환은 친일파 아버지가 자신을 빼내기 위한 조건으로 총독부에서 국민 총력 조선연맹 가입(즉 친일행적을 하라는 압박을 받음)하라는 회유 받았음을 알게 된다. 내선일체 사상을 주입하기 위해 지식인들을 가입시켜 선동하기 위한 친일 단체였던 것이다. 사전 편찬이 어려워지자 이 단체에 가입해서라도 사전 편찬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당연히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길길이 날뛰게 되고 총독부의 감시는 더 심해지게 된다. 

아들 덕진과 아버지 판수 그리고 딸 순희

 

 정환은 사전편찬 작업으로 판수의 아들에게 불이익이 갈 것을 염려해 판수를 돌려보내고자 한다. 판수는 집으로 갔다가 아들 덕진이 학교에서 창씨개명을 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사실에 아이들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 다시 조선어 협회에 돌아오게 된다. 뒤늦은 광고를 보고 조선어 학회에 편지가 빗발치게 된다. 집회를 신청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조선은 가망이 없다는 연설을 하게 된다. 모인 사람들은 길길이 날뛰는데.. 사실 이는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한 정환의 거짓 연설이었다. 

 이후 근처 극장에서 사전을 집필하기 위한 진짜 공청회를 진행하지만 판수의 아들 덕진을 통해 진짜 공청회를 근처 극장에서 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일본 경찰이 극장으로 들이닥치게 된다. 모인 사람들이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정환과 판수는 사전의 원고를 들고 도망을 치게 되고 몸싸움을 하다가 정환과 판수는 찢어지게 된다. 다친 정환은 판수에게 부산으로 가면 인쇄소가 있다고 원고를 부탁하고 판수는 원고를 가지고 부산으로 가다가 옷에 묻은 피로 의심을 사게 된다. 이후 판수는 도망을 가다가 총을 맞게 되고 죽음을 맞게 된다. 

싸우러 가는거 아님. 진짜 아님. 그래보이지만 싸우러 가는거 절대 아님

 시간이 흘러 광복을 하게 되고, 어두운 표정의 정환은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사전의 원고를 한 창고에서 찾았다는 것. 판수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숨겨둔 것이었다. 사전을 집필을 완성한 정환은 판수의 아들 덕진과 딸 순희에게 '김판수 동지께' 라고 적힌 완성된 사전을 선물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실제 우리말 큰사전은 광복 이후 1947년 1권이 편찬되기 시작하나 6.25 전쟁으로 잠깐 중단되었다가 실제 1957년 6권으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말모이 작전을 시작한 지 28년 만에 이뤄진 결과이다.

민족의 말은 정신이요, 민족의 글은 생명이다.


 예전에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식민 지배를 당하고서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실제 지구상에 현존하는 약 3천여개의 언어 중 고유사전이 있는 언어는 겨우 20개의 언어 밖에 없다고 한다.

 사실 잔재는 많이 남아 있고, 아직도 그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말과 역사를 지켜낸 것을 보면 대단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영화가 135분이라는 좀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초중반에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아무래도 우리가 아는 그 시대의 영화치고는 조금 단조롭고 담백한 느낌마저 드는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액션씬도 후반부에 있다 보니 되려 후반부에 좀 더 몰입감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영화를 판수의 시점으로 보면 꼭 필요한 전개과정이었다. 자신의 하루살이에 급급하던 판수가 어떻게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을 위해 나중에 목숨까지 내놓게 되는 건지 탄탄하게 다져지는 서사가 되었다. 

 한글날 하면 세종대왕님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집현전 학자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 나도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대왕세종이나 뿌리 깊은 나무를 챙겨봤었으니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창조도 어렵지만 그 언어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마땅히 칭찬받고 기억해야 할 역사임이 틀림없다고 생각이 든다. 

 
말모이
까막눈 판수, 우리말에 눈뜨다! vs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 ‘우리’의 소중함에 눈뜨다!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경성. 극장에서 해고된 후 아들 학비 때문에 가방을 훔치다 실패한 판수. 하필 면접 보러 간 조선어학회 대표가 가방 주인 정환이다. 사전 만드는데 전과자에다 까막눈이라니! 그러나 판수를 반기는 회원들에 밀려 정환은 읽고 쓰기를 떼는 조건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돈도 아닌 말을 대체 왜 모으나 싶었던 판수는 난생처음 글을 읽으며 우리말의 소중함에 눈뜨고, 정환 또한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에 힘을 보태는 판수를 통해 ‘우리’의 소중함에 눈뜬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바짝 조여오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말모이’를 끝내야 하는데…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말과 마음이 모여 사전이 되다
평점
9.1 (2019.01.09 개봉)
감독
엄유나
출연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송영창, 허성태, 이성욱, 조현철, 조현도, 박나은, 예수정, 유재명, 김동영, 이정은, 최귀화, 윤경호, 유은미, 송부건, 이서환, 이호철, 박경근, 유순웅, 김대현, 송형수, 박원석, 유상재, 오경민, 이다일

 조사를 하게 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극 중 정환역이 실제 이극로 선생이라고 한다. 의령 출신으로 이우식 선생에게 후원을 부탁했고 조선어학회 제정 등 경제적인 부분을 후원했다고 한다. 1만 6천여 원을 후원했고(그 당시 여공 월급이 21원이라고 하니 어마어마하게 큰돈임을 다시 알 수 있다.)

 최현재, 안호상, 이희승, 이병기, 이인, 김법린, 이중하 독립운동가들이 말모이 작업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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