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자신의 창의적인 관심사를 전부 포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 적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업무가 개인적인 취향과 열정에 잘 맞물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일은 그냥 이롤 처리해야 한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직업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자원을 공급해주는 수단이라면 소명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무엇이다. 소명이라는 단어는 부르다를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소명이란 세상이 당신을 불러낸 이유다. 소명은 직업과 겹치기도 있지만 더러는 직업과 크게 상관없는 다양한 열정의 집합체다.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직업을 통해 충족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마라.
직업은 당신이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이지만, 소명은 당신이 살아가는 이유다. 당신의 소명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당신의 소명을 채우기 위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학창시절 사춘기가 극심했을 때 왜 난 사는 걸까 라는 생각에 침잠했었다. 잦은 이사를 반복적으로 다니면서 (형편이 어려웠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단순히 집을 키우기 위해서 이사를 자주 다녔던 거 같다) 친구가 없는 게 편하기도 했고, 남의눈을 잘 의식하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서 학교에서도 겉돌고 있었다. 그런 내가 부끄럽다며 남동생도 부끄러워했었고, 엄마도 답답해했었다.(동생은 잘 적응하는데 너는 왜 그러냐고 그랬었다. 얼마 전 술 먹고 풀려고 이야기했더니 거짓말한다고 해서 충격 먹었던 건 비밀.. 나한텐 상처였는데ㅎ) 정말 세상에 내편하나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건지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나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역사서를 위주로 파고들었다. 역경을 이겨낸 위인부터 초심을 잃어 반역자, 혹은 폭군으로 낙인찍혀서 잊힌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자기들의 마지막을 알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성인이 되고서야 나의 질문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어야 했다. 그때 교양과목으로 논어를 들으면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앞만 보고 달리면서 느낀건 나란 사람은 내가 민폐가 되는 것을 못 견뎌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남도 나에게 민폐 끼치는걸 극도로 싫어하지만.. 특히 나의 기본적인 생각에 나=일하는 사람, 일=나라는 생각이 박여 있다. 물론, 그렇다고 콧노래를 불러가면서 출근을 하는 도른 자는 아니지만.. 죽을 때까지 무슨 일을 하든 계속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사실 밥값은 하는 사람이 되자는 게 좌우명인데 남이 나를 알아주든 말든 나에게 떳떳한 나 자신이 되고 싶다는 게 더 크다.
단순하게 나의 소명은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렵고, 정리가 잘 되지는 않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그 자체로만으로도 만족 하는 삶을 사는 게 나의 최고의 소망이라고나 할까.. 아직 잘 상상은 안 가는데..(일단 상상력 부족) 언젠가 내가 70, 80이 되었을 때 내 삶에 궁핍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선뜻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이 부자인 인심 좋은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다. 그때쯤이면 지금처럼 소소하게 가늘고 길게 후원하는 게 아니라 굵고 길게 실질적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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