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알면서도... 항상 느끼는 건데 늘 에브리바디 그렇다. 참 웃프다.
사실 나에게는 치명적인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음식을 맛있게 하는 손맛이 있는 편이다. 단점은 양조절을 못한다는 것.. 심지어 양조절 양조절 마음속에서 읊조리면서도 늘 실패하는 오 마이갓 큰손이다. (참고로 앞으로의 양은 모두 2인분이었다..-중요한 건 과거형)
최근에 참치김치찌개를 거의 한 달 먹고 나서 물렸는지 엄마가 피자를 몇 번 먹자고 해서 즐겁게 먹어놓고는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고 한다. 얼큰한 칼칼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소고기 뭇국을 해볼까?라고 허락을 구했더니(둘이 먹는데 한 명이 협조적이지 못하면 거의 한 달 반을 먹을 수 있으므로 필히 협조가 필요하다) 승인이 났다.
마침 집에 다진마늘도 없고 재료가 아무것도 없어서 재료부터 사는데 목돈이 좀 들었던 건 비밀.. 물가가 너무 올랐어..;ㅁ;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성공한 줄 알았다.. 다진 마늘을 사지 않고 직접 마늘을 다져서 쓰는 이유는 다진 마늘은 진액이 나오게 갈려진 채로 나와서 텁텁한 맛이 나는 거 같아서였다. 이미 마늘부터 양이 많았어...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참기름 좀 두르고 다진 마늘과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파는 슬라이스 파를 잘게 다져서 넣어 볶아서 파마늘 기름을 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산 파 슬라이스는 파가 너무 억세어서 편식하는 우리 집 늙은 어른이분께서 파를 골라내서 못 골라내게 다진 건 비밀.. 빨리 해치워서 없애야 함.. 냉동실에서 2년째인데 반도 못쓴 거 실화냐..ㅠ)
무와 고기를 넣고 볶다가 물을 넣고 숙주와 고사리, 토란대, 시래기를 숭숭 썬 것을 넣었다. 숙주를 넣은 건.. 콩나물 대가리(머리라고 하기에 참 어색해서)의 씹히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콩나물에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다. (중학생 때 엄마랑 싸우고 4인분의 콩나물국 건더기를 나에게 몰빵 해줬었다. 집 앞이 학교였는데 다 먹을 때까지 자리에서 못 일어나게 해서 울면서 콩나물국을 먹었다가 지각할뻔했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참고로 엄마는 기억 못 함..ㅠ)
분명히 양이 2인분씩이었는데.. 문제는 숙주도 2인분, 고사리도 2인분, 토란대도 2인분, 시래기도 2인분, 무도 2인분, 고기도 2인분인데 다 넣고 끓이다 보니까 거의 10일은 먹을 거뜬한 양인 거.... 혹시 나 몰래 잔치하나??
시래기 때문인지 뚜껑 덮고 한번 확 끓이고 나서 다시 뚜껑 여니까 내가 원한 뻘건 소고기 국은 어디 가고 시퍼런 소고기 국이 등장해서 난감했다... 간은 참치액젓과 멸치액젓,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미원 2 티스푼 넣어서 화룡점정으로 마무리했다는 것.. 나.. 혹시 전생에 주막집 주모였거나 혜민원에서 국밥 말던 궁녀 2345번이거나 했나 싶다..ㅎ
'hello's 22 - 23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9.26. 실패를 마냥 피해서는 안된다. (79) | 2023.09.26 |
---|---|
23.09.25. 좋은 작업이란 무엇일까? (68) | 2023.09.25 |
23.09.23. 작고 소중한 발전을 자주 체감하라. (38) | 2023.09.23 |
23.09.22. 자유의 제한이 오히려 날개가 된다. (49) | 2023.09.22 |
23.09.21. 돌아오는 길에 폭주 (48) | 2023.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