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일은 늘 예상보다 늘어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새로운 프로젝트가 추가되고, 회의가 끝나면 새로운 회의가 또 추가된다. 종종 주어진 시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도록 요구받는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정상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부담감과 좌절감에 시달리게 된다. 업무르 ㄹ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 즉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도전 과제만 주어지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분노가 쌓여서 관리자에게 화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하지만 관리자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침착하게 요청하기를 권한다.
- 더많은 자원, 시간, 예산을 요청하라.
-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라.
- 긴급업무에 대체할 수 있도록 작업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해달라고 요청하라.
-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부분을 파악하고 동료들의 의견을 구하라.
분노가 끓어 넘치도록 방치하지 마라. 필요한 바를 직접 요청하라. 당신이 맡은 작업을 해내는데 자원과 시간이 충분한가?
나의 경우는 서비스 직종인 데다가 직원이라고는 나 밖에 없어서 회의지옥은 없다. 다만 일이 많은 것뿐.. 처음에는 매일매일 일이 많은 것이 너무 지치기도 하고 왜 일이 새끼를 낳는지 의아하기도 했었다. 지금 직장이 5년차인가 6년 차인데 쉬는 날이 한 달에 네 번 있다. 이왕이면 주말에는 바빠서 평일에 쉬었으면 좋겠다고 면접 볼 때 이미 고지를 받았던 터라 매번 휴무일을 지정하기 귀찮아서 화목토 물류가 들어와서 목요일에 쉬었다. (매주 목요일에 쉴게요라고 초간단하게 결정한 거였음) 그러다가 물류회사의 사정상 월수금으로 바뀌면서 물류지옥에 갇혔는데.. 쉬는 전날이었던 수요일에는 수요일이라서 물건이 많이 들어오고, 금요일에는 주말장사 때문에 엄청 많이 들어오고 해서 재료준비랑 겹치면 진짜 히스테릭하게 사람이 변해서 쉬는 날이 오는 게 더 싫을 정도였었다.
참다가 6개월인가 1년 있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쉬는 날을 수요일로 변경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이유는 일이 너무 많아서 죽을 거 같다고..(토씨하나 안 틀리고 정말 그렇게 이야기했었다..ㅎㅎ) 사장님이 나와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이미 전적이 있었던 터라 내가 눈으로 욕하다가 들켰었다. 일단 하루만 생각해 보고 답변 달라고 제가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좋게 이야기하고..(이후 사장님께 들었는데 나의 눈빛이 사나웠다고..) 두 시간 뒤에 사장님께서 이야기하길 그래 울 직원님이 뭔가 해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어서 바로 변경하자고 했었다.
어제 사장님께서 나에게 양해를 구했다. 마감이 엉망진창이어도 모른척 해달라고..ㅎㅎ 사실 오픈오전반은 내가 근무하는데 오후마감반은 원래 사장님 어머님께서 저녁에 근무하면서 마감까지 한다. 최근에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골절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장님이 오전에는 배달 갔다가(요즘 배달료 인상으로 수수료가 많이 올랐음.ㅠ) 오후에는 마감까지 하신다고.. 모처럼의 마감이라 정리에만 집중하느라 재료준비나 장사 준비는 직원님이 해야 할 거 같다고....(음.. 사장님.. 그건 3년 전부터 제가 한 거 같은데요..라고 하려다가 분위기상 그냥 알겠다고만 대답을 함..ㅎ) 그래도 우리 직원님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거 고생하고 있는 거 안다고 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나의 고용주님께서는 사실 잘하면 잘한다 못하면 못한다 이야기 하는 스타일이 아닌 데다가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친분이 없어서 적당히 재량껏 일 할 수 있었다. 자율성이 확보되다 보니까 일이 많아서 번아웃 직전까지 갔어도(2년 전 대상포진 두 번 연달아 앓음) 번아웃으로 퇴사생각은 해본 적은 없는 거 같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참다가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서 최후통첩으로 사표를 내곤 했었는데 지금은 인간대 인간으로 조율하면서 일할 수 있어서 일이 많아도 출근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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