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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4. 처음부터 끝까지

hello :-) 2023. 9.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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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7. 오래간만에 하는 산책

내가 사는 동네에는 걸어서 5분 거리에 바다가 있는 산책길이 있다. 내 방에서도 바다가 보이긴 한다. 정면에서 보이는 뷰는 아니지만... 이사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정작 근처에 산책한 지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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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했던 산책이 좋아서 오늘은 그 산책한 길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아쉬운 점은 흐린것과 휴대폰 배터리가 100이 아니라는거... 중간에 몸부림이 심했는지 일어나서 보니까 60%만 있던 핸드폰 배터리.. 보조배터리를 쓰려고 했더니 usb-C핀 구조로 된 선이 없고 C핀-C핀 밖에 없어서 그냥 쌩으로 산책을 시작한게 두고 두고 좀 아쉬웠다. 

 사실 산책길의 입구는 아이러니 하게도 신호대교 다리 옆 조그만한 입구가 시작이다. 여기가 시작인건 몇번 와보고서야 알게되었다. 집에서는 걸어서 10분에서 15분 거리... 

몰랐는데 구조물의 뒷편에 벤치가 있었다.

 구조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벤치였다니.. 오늘 처음 알게되었다는것.. 사실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도착한 저번길의 입구였다.  저번에 왔던 길을 가뿐하게 지나가는데..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건 몰랐다. 저번 산책후에 꾸준히 실내자전거를 집에서 탔더니 조금 다리에 힘이 붙었나보다. 

 저번에 왔을때보다 정비가 잘되어 있는게 신기했다. 작년 여름쯤에 왔을때는 관상용 양귀비를 처분한다고 현수막이 걸려있고 모기에 많이 쥐어 뜯겼었는데 가로등마다 벌레 살충제가 설치되어 있어 날파리나 발레가 많이 없어서 좋았다. 그렇다고 과하게 살충제를 살포하는건 아니고 가로등 근처에 설치되어 있었다. 지난주와 다르게 이번주는 반팔 긴바지를 입고와서 다리가 가렵지는 않았다.(지난주도 가렵긴 했지만 물리진 않았었음)
 그나저나 내가 걷는 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올레길인줄 알았는데 찾아보니까 그거는 제주도 길이었구나... 어쩐지 익숙하더라(제주도 가본적 없음) 

 산책중에 만난 생물체 나와 눈이 마주친 학과 비행기(?) 사실 근처에 김해공항이 있긴하지만... (둘다 생각보다 먼거리에 있었음) 
 학을 보면서 반가워 하면서 500원짜리 동전에 있는 녀석과 비슷하다고 호들갑을 떨었더니 지나가던 행인분께서 같이 나란히 서서 바라봐주셨다.. 내적으로 친해진 느낌이 들었던건 왜일까... ㅋㅋㅋ 

 학을 보고 신기해 하고 있었는데 벤치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과 중년 여성분수다를 떨다가 새똥테러를 당하셔서 호들갑을 떨면서 일어나셨는데 어르신의 여유로운 한마디가 너무 웃겼다. "지도 아침먹고 점심 먹을려고 밀어내기 하는가본데 아따시 많이도 먹었네..." 못들은척 어금니 꽉 깨물고 웃음참는건 비밀..

 누가 심은건지 모르겠지만.. 코너길에 단 한그루 심어져 있었던 무궁화.. 괜시리 반가워서 찰칵 해본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내에 화단에 꽃을 심었는데 무궁화를 심어서 진드기가 많이 살아서 굉장히 자주 약을 치고 관리하기 힘들어 했었던 경비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살았을때 비오고나서 만난 무궁화의 모습에 혼자 감동받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나를 제외하고 요즘에는 사실 무궁화를 생눈(?)으로 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한참 걷다가 출발지점에서 3km지점에 도착하면 맛깔나보이는 솜사탕 같이 펼쳐진 작은 나무들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왕창 찍고서 흐르는 땀도 식을겸 목도 축일겸 올라갔다. 2층이라서 바람이 많이부나보다 했는데 반전.. 정자 천장에 누가 선풍기를 설치해놨다. 하필 세기를 강으로 해놔서 바닷바람인가보다 하고 맞고 있었던건 비밀.. 

 너무 꽝꽝 얼어왔는지 아예 녹지를 않아서 목을 축일 정도는 되지 않았다. 보통때라면 레츠비 라떼버전을 사왔을텐데..달달하니 믹스커피같아서 주로 마신다. 얼려서 녹혀 먹기에는 맛이 변질될까봐 헤이즐럿으로 샀는데 달고 감질나서 애가 탔었다. 

 날씨가 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하지만 트인 풍경에 기분이 좋아진다. 정자에서 쉼없이 수다떠는 어르신의 막장 이야기에 귀가 쏠리는데.. 막장이야기도 흥미지만 모종의 목표였던 끝까지 가보기를 다시 실천해본다. 

 

 엇.. 끝까지 가봤더니 수자원공사 배수 펌프 처리하는 곳이 나온다. 더이상의 진입은 불가해서 해안도로(자전거 도로전용과 사람전용도로가 같이 있는길)에서 숲길로 전환을 해본다. 

 흙길로 조성되었는데 매달 돌이나 땅을 재정비하나보다. 실제 7월에도 나무들 이발하고 돌도 골라내고 가로등이나 방파제 정비도 했다고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주인 모를 신발들이 덩그러니 있는데.. 나를 제외하고 두가지 분류의 사람들로 나뉘었다. 이렇게 신발을 벗어두고 끝까지 단와서 근처 계수대(실제 발씻기 전용으로 만들어진 곳이 출입구 마다 설치가 되어 있었다) 가 설치되어있다. 

 또 다른 분류는 검은 봉다리를 들고 다니시는데 봉지안에 자신의 신발을 넣어서 들고 다니시는 분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저 봉지에 뭐 먹을게 있나 궁금해했었다. 

 멀리서 보고 빗자루 같아서 놀라서 다가 갔더니 억새풀인지 갈대인지 모르겠지만 저 구간에만 저 식물이 있어서 신기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안부는 흔들 흔들 하는 모습이 새롭기도 했다. 

 가끔은 저 난간(실제 두께가 상당해서 성인남자가 앉고도 조금 자리가 남는다.)너머에 방파제도 있고 그아래 돌도 깔려있다. 저 난간 바로 뒤에 바다가 있는게 아니라서 위험하지는 않다. 두분이서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계셨음. 

 한캔씩만 깠고 저렇게 드시고는 들고온 봉지에 빈캔을 넣어서 나와 반대방향으로 대화를 하면서 걸어가셨다. 저 두사람만의 여유가 예뻐보여서 찍었다. (두분다 중년 남자분이심)

 이후 배터리가 3%대라서 더이상 사진은 못찍고 집으로 씩씩하게 걸어오는데 한 강아지가 버티고 서있어서 산책나온 주인분이 어르고 달래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하얀 포메리안 녀석이었는데 어찌나 용맹한지.. 버텨서 혹시 저녀석이 응가하는건가 해서 기다리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주인분이 한쪽으로 피하시길래 안민망하게 얼른 지나가야겠다고 후다닥 지나가는데 나중에 보니까 포메리안이 자기 눈앞에 까만색 길고양이를 보고서 용맹한 척 하는 거였다. 바닷가 물을 마셨는지 이 고양이가 토하고 해서 견주분이 생수와 츄르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서 숲길이 아닌 공원 밖 인도로 빠져나왔었다. 배터리가 없는데다가 엄마가 내장국밥을 사왔다고 해서 거의 날듯이 집에갔다. 시계를 보려는데 핸드폰 화면이 안보이길래 꺼졌나보다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내전화가 아닌듯 너무 화들짝 놀래서 민망했던건 비밀.. 

 집에 도착하니까 12시 50분.. 10시 20분에 산책을 시작해서 장장 3.5km를 왔다 갔다 했다. 평소 많이 걸으면 3000보에서 깔닥댔는데 모처럼 1만 1천보 이상을 걸었다. 그래서 오늘은 실내자전거 패스~~ 

 확실히 산책을 해서 그런가 책읽는데 집중도가 올라가고 낮잠도 좀 짧게 잤다. 벌거벗은 세계사 오펜하이머 편을 아주 잠깐 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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