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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9.05. 난리법석(feat. 혼돈의 카오스)

hello :-) 2023. 9. 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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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자기애라고 할 수도 있지만ㅎㅎ사실 나의 경우는 정신없거나 바쁘면 허둥대기보다는 좀 차분해지는 스타일이다. 물론 내면은 난리법석에 엉망진창이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인다. 정말.. 그런 나지만 드물게 오늘은 굉장히 뚝딱거리게 되었는데.. 정말 이런 난리법석은 생전 처음 겪어봤다고나 할까...


 때는 정오를 넘긴 시점이었다. 평상시처럼 점심시간에는 나를 제외한 한국사람들이 모두 밥을 먹을때라서 소요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는 것을 미리 안내를 하고 양해를 구하는 편인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배달주문도 홀주문도 난리 법석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반템포 정도 안정감 있게 주문을 쳐내는데 갑자기 느닷없는 요청이 들어왔다. 


 근처 도시가스 검침센터인가 검침소인가.. 여튼 정부 기관이었음.. 거기서 한 달 동안 미리 포장주문을 하고서 일괄로 후불결제를 한다. 정부에서 돈을 받아서 결제를 하는데..(원래는 선불결제가 원칙임) 문제는 정부 기관이라는 거.. 즉 배려가 없다는 것.. 점심시간인 지금 30분 내에 갈 테니 한 달 치 영수증을 끊어달라니.. 물론 내역을 가지고 있지만 총금액은 한꺼번에 계산을 하다 보니 이놈들 말대로 30분 내에 한 달 치를 계산해야 하는 판국.. 문제는 내가 지금 주문이 밀려서 바쁜 와중이라는 것..  아마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혼란이 가속된 게..


 마음이 급해서인 걸까.. 갑자기 전화주문이 들어와서 전화를 받는데 전화가 잘 들리지 않는다? 알고 보니 매장 내에 있는 손님들 중 한 할아버지께서 스피커 폰으로 싸우는 건지 통화를 하는 건지 호통이 들리고 있고 나머지 3팀도 전화통화 중이어서 전체적으로 말소리가 더 커졌던것... 결국 전화주문이 잘 들리지 않아서 재차 물어봤고 상대방은 주문확인한다고 생각했는지 굉장히 크게 말해줘서 세 번 만에 알아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들 목소리 좀 줄여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다고 들릴 거 같지 않은 분위기에 그냥 밀린 주문을 잽싸게 만들어서 배달 보내고 포장손님 갖고 가라고 영수증 붙여놓고.. 그 와중에 매장에서 먹고 간다는 손님은 친구랑 수다 떤다고 주문한 메뉴는 신경도 안 쓰고 있고.. 그러다가 한 손님의 외침.. "문이 안 열려요..."


 자동문인데 매장이 오래되다 보니 종종 문이 버벅거릴 때가 있었는데 작동이 안 되는 게 하필 오늘이라니... 그 와중에 돈까스는 날좀 꺼내소라고 울어제끼고.... 아.. 집에 가고 싶다.... 격하게..... 버튼을 눌리면 열리는 유리문인데 밖에서 누가 눌러줘야하는데 그렇다고 유리창에 딱달라붙어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눌러주세요라고 할수도 없고.. 사장님께 전화를 했는데 없는번호라고 나와서 당황... 알고보니 번호를 잘못눌림..(7666인데 76666을 눌림) 정신을 차리고 문이 안열린다고 다짜고짜 용건부터 이야기하고 끊어버림... 
 그와중에 당돌한 어린이 손님덕에 할아버지의 스피커 통화는 종료가 되었는데.. "누가 싸우나 봐.."라고 크게 이야기해서 그제야 전쟁터 같던 소음은 한풀 정리가 되었다.. ㅡ.,ㅡ 고맙다 고마워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아..라고 울뻔했다.. 
 사람이 정신없는데 소음까지 크면 더 정신 나간다는 걸 이번기회에 잘 알게 되었다.. 물론 알고 싶지 않았지만.. 그러는 와중에 한 달 치 계산해야 하는 시간은 10분 남음... 일단 들어오는 주문 제쳐놓고 갑자기 계산기 두들기면서 내역을 정리하는데 현타(현실 자각 타임 - 와.. 이렇게까지 하고 살아야 하나...-)가 왔지만 원래 남의 돈 벌기가 쉽지가 않지.. 어휴...


탈출 길.. 아니 퇴근 길에 본 하늘... 참 파란만장했다 오늘... ㅋㅋㅋ



 다행히 사장님 와서 출입문 열리고 문제의 계산 바통터치 하고 밀린 메뉴 정리하고 얼레벌레하고 나니 아득했던 정신머리가 돌아왔다.. 어휴... 참 덥네.. ;ㅁ; 진짜 오늘도 세게 성장하고 있는 헬선생.... 근데 이것들이 한 달 치 30분 뒤에 갈 테니 끊어달라고 해놓고 한 시간 늦게 와서 잔소리 좀 했다.. (손님.. 저희는 그 시간대에 가장 바쁠 때니까 영수증 필요하시면 번거로워도 10시쯤 미리 전화 주세요... 이전 담당자에게도 신신당부 한 사실인데.. 좀 부탁드릴게요..ㅠㅠ -이렇게 이야기하면 예민하게 생각 안 하겠지... )

 사업자 등록번호 받아놔서 현금영수증 미리 끊을 수 있게 꼼수를 발휘했다. 아휴... 참 다사다난한 혼돈의 카오스... 기가 빨려서 퇴근하려고 자동문의 버튼을 눌렸는데 문이 안 열렸다... 이런 우라질 자동문이 퇴근을 허락하지 않는단 말인가!!!!-결국 자동문 전원 끄고 수동으로 열어 제끼고(?) 탈출.. 아니 퇴근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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