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시기에는 절박한 조치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끔찍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절박한 상황에 놓이면 희미한 희망의 빛줄기 혹은 좋은 아이디어의 단초를 찾게 마련이다. 절박한 마음에 미래의 생존 가능성을 담보로 위험한 일을 감행할지도 모른다. 절박한 순간이 지난 후 오랫동안 지고 살아야 할 짐 덩어리들을 쌓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사실 절박한 시기일 수록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절박한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잠시 멈춰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결정에 뒤따르는 모든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 일차적인 결과뿐 아니라 이차적인 결과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되 절망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당장의 고통을 완화하기보다 지금의 결정이 목적하는 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큰 그림을 생각해야 한다.
위기의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현재 당신에게 절박한 결정을 내릴 위기에 처한 일이 있는가?
사실 나에게 위기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급작스런 해고로 인해서 직장을 잃었을 때가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부득이하게 근무하던 매장이 폐업이 되던 해고가 되던 해서 급하게 이직을 결정해야 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저 시간대랑 월급이 맞으면 무턱대고 지원해서 많은 직업을 전전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무식하게 일을 구했다.
일을 구하면서 내가 감당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하고 일을 구하는 편이 아니라 일단 나를 고용해 주는 게 어딘가 싶어서 빠른 시일 내에 출근하다 보니(퇴직하고 하루이틀만에 출근) 그지 같은 사장 만나서 위염과 위경련 장염 콜라보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놈 아가 월급을 안 줘서 왜 안주냐고 했더니 니돈 그거 얼마 해서 떼먹겠느냐라고 악다구니 쓰길래 지금 녹음 중입니다 하니까 다음날 바로 월급 들어오는 월급의 기적을 보여준 호로놈) 아기 성장사진 촬영하는 곳이라고 해서 달래가면서 촬영하면 되겠지 했더니 작업자의 월급을 대놓고 두 달 밀려서 주는 거 보고 바로 도망 나온 곳도 있고.. 다음생에 먹을 욕도 미리 먹어서 도깨비 김신보다 오래 살 거 같았던 콜센터도 있고.. 참 다이내믹한 경험을 많이 했다.
진짜 절박해서 급박하게 내린 대책으로 얼마나 후회를 했었는지 모른다. 덕분에 웬만한 상황은 적당히 넘어가는 멘탈이 생긴 건가 싶기도 하지만 굳이 안 겪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단점이 그러했다면 장점은 진짜 아니다 싶은 곳은 거를 수 있는 눈이 생겼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지금 직장이 만약에 간당간당하게 된다면 (안그러는게 가장 좋지만) 버틸 수 있게 6개월치 생활비를 미리 확보해 놨다. 정말 급박하게 발등에 불 떨어지듯이 험한 지옥으로 가지 않아도 되게끔.. 진짜 지옥을 겪다 보면 정말 아니다 싶을 때 직업을 버려야 하는데 나를 놓아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굳이 생명이 아니라 마음적으로도 그렇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안다.. 사람이 너무 멘탈적으로 무너지고 코너에 몰리게 되면 정말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을.. 그러기에 더 조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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