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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5.30. 부주의

hello :-) 2023. 5. 3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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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주의로 인해서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나의 경우는 연장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말 정신을 차리고 근무하지 않으면 크게 다친다. 일단 기본으로 칼을 들고 있고.. (김사부 포스팅에서 의사로 오인하시는 분 계시던데.. 요식업 종사자입니다..ㅎㅎ) 불을 다루고 기름 솥도 다뤄서 다급하거나 정신머리 잘 챙기지 않으면 뜨거운 물에 맨손을 담그기도 하는 큰일 날 순간들이 많다. 그래서 종종 많이 다치기도 했었다.

가장 많이 다친 건 화상.. 맘이 급하니까 재료를 살포시 기름 솥에 넣어야 하는데 집어던지다 보니 기름이 튀어가지고... 왼손 손목에 많이 다쳤었다. 한때 내 가방에 필수로 화상 연고랑 방수 밴드가 필수로 들어가 있었다. (지금 현재는 화상 연고 옆구리가 터져서 수선한다고 꺼내놓고 다시 넣지 않았다..)

그다음으로 많이 다친 건 자상. 칼에 찔리거나 베이는 상처가 가장 많았다. 그게 왼손과 오른손이 협업이 안되어서 오른손잡이인데 성질 급한 왼손이 까꿍 마중이 나오느라 치커리 썰다가 그만... 그래도 몇 번 다치고 나니까 이젠 왼손이 겁을 먹었는가 몸을 사렸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최근에 사흘 차이로 왼손 엄지랑 중지를 다쳤다. 엄지를 다친 건 어이없게도.. 눈썹 칼을 깎겠다고 아무 생각 없이 왼손으로 눈썹 칼을 잡았는데 바보같이 날을 손으로 잡아서 깊게 베였었다. 다행히 자주 베이는 경력자인지라 메디폼을 붙이고 방수 밴드를 붙이고 3일간 잘 갈고 관리 잘해서 지금은 다 아물었다. 문제는 중지가 문제였다.

참외를 10kg을 샀는데.. (이놈의 참외가 참 자주 등장한다..ㅎㅎ) 크기가 나의 주먹보다 작은 걸 칼로 깎아서 먹다 보니 엄마가 귀찮았나 보다. 그래서 나보고 깎아보라고 해서 칼로 깎고 있는데 칼을 잘 갈지 않아서 너무 무뎌서 과도보다는 조금 큰 칼로 슥슥 깎고 있는데 그때 그 칼로 깎았어야 했다. 아님 엄마 말을 듣지를 말던가..

본인은 빨리 먹고 싶은데 속도를 따라가지 않는다고 감자칼을 가져와서는 감자칼로 깎으라고 나에게 건네줬다. 사실 난 감자칼에 안 좋은 기억이 많아서(내가 나의 미래를 보는 감이 있나 봄) 안 깎는다고 했는데 고집부린다고 슬슬 자존심을 긁길래 받아서 깎는데 감자칼이 너무 둔해서 잘 안 깎여서 힘을 주고 깎는데 자꾸 말 시키더니만 그만 오른손이 왼손을.. 덕분에 중지 손톱까지 베이고서 피가 나는데 그 와중에 깎던 건 마저 깎으라고... =_= 아오.. 진짜 아무리 참외 좋아한다지만.. 나름 화가 나서 감자칼 집어던지고 깎던 작은 칼로 야무지게 참외를 깎고 지혈을 하고 만능 메디폼을 붙였다. 혹시나 떨어질까 봐 방수 밴드로 돌돌 감고 삼일 뒤에 제거했다.

자주 다치다 보니 이젠 피를 보면 척척 해결 방법이 보이고 혼자서 수습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래도 다치기 싫다. 아파서라기보다는 그 상처를 관리하고 신경 써야 하는 게 영 마뜩잖다. 물이 들어가면 곪을까 봐 신경이 쓰이고 따갑기도 하고.. 새살이 돋아나는 과정에 간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상처가 반갑기도 하다. 왠지 상처가 "야 이놈아 정신을 얻다 두고 사냐?? 너 정신 안 차릴래?? 크게 다칠뻔했어 이놈아.. 너 손가락 날릴 뻔했다고!!"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이다.

참고로 그렇게 다치고 나니까 아픈 건 아픈 거고 참외나 마저 깎으라던 엄마도 미안한가 삼 일째 본인이 참외를 깎고 있다. 겁나 잘 드는 감자칼을 가지고.. == 아니 누가 고집이 더 센 거야.. 엄마.. 내 고집은 엄마한테서 온 거 같다. 알지?라고 실컷 비웃어 줬다. 그런데 왜 난 내가 진거 같지...?

ps. 개인적으로 메디폼과 방수밴드는 다이소에서 산다. 가성비 최고... +_+ 약국에서는 비싸기도 하고 방수밴드의 경우 매수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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