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각각의 은밀한 식성들이 있다. 나의 경우는 정말 할머니 입맛을 가지고 있다. 나물이나 야채류를 좋아하고, 쪄먹는 조리법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보쌈이나 초밥, 편육, 회 종류를 좋아하고 그나마 빨간 음식들 중에서는 아구찜을 좋아한다.
가끔 요일마다 끌리는 맛들이 있다. 월요일의 경우에는 살짝 매콤하거나 달달한 음식을 좋아하는데 주말에도 출근하는 사람으로써 주말에 많이 바쁘면 월요일에는 설탕이 듬뿍 묻은 꽈배기를 한입가득 머금고 우물우물 먹고 싶다.
화요일의 경우는 대체로 피자귀신인 엄마의 요구사항에 맞춰서 피자를 보통 먹는데 타협을 본것은 새우나 해산물이 올라간 피자를 먹기로 한것.. 같은 종류로 두번이상 먹지 않기..
평상시에는 군것질을 전혀 하지 않는데 가끔 정말 배터리가 방전되기 직전인거 같다고 몸이 확 느낄때가 있는데 그때에는 젤리를 만원어치 가까이 사서 오물오물 먹는것을 좋아한다. 단것을 좋아하지는 않는게 초콜릿은 싫어한다. 뭐랄까.. 이에 붙고 텁텁한 느낌이 싫어서 초콜릿을 먹을거면 민트 초콜릿을 먹는다.
달달한것을 먹고 싶을때는 양갱이나 미니약과를 먹는다. 남들이 할머니라고 불러도 이상할 거 없는 엄마는 질색 팔색을 하는 것들이지만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밤 양갱을 좋아하는데 팥양갱도 그냥저냥 먹기는 한다. 하지만 단팥빵이나 찐빵, 호빵은 또 안좋아한다. 그 팥 특유의 알갱이가 있는 식감이 싫어해서 인데 이유인즉은 이에 껴서..
오일장이 열려서 구경갔다가 달달한게 땡겨서 꽈배기 집에 갔었다. 방문한지 여섯번만에 처음으로 대기시간이 10분이 넘어가서 신기했었다. 요리조리 구경하는데 기본적으로 질문사항이 설탕 묻혀 드릴까요?? 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가득가득 묻혀 달라고 요청했었다. 마치 운전하는 운전자가 주유소 가서 기름 얼마나 넣어드릴까요? 라고 물으면 가득이요 라고 외치듯이.. 물론 난 운전을 안하는 면허증 소지자이지만..
유독 월요일만 설탕을 가득가득 묻혀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한다. 신기하네.. 평상시에는 묻히지 말라는 사람도 있고 네 하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찌 알고 가득이요를 외치다니..역시 배운사람들!!! 아마 월요일이라서 피곤해서 매운거 달달한거 찾는게 아닐까요?? 라고 이야기 해드렸더니 갑자기 감자꽈배기라고 해서 고추 넣고 만들어 볼까 라고 의견을 물어보신다.. 매콤 꽈배기도 좋을거 같다. 그 가게에 유자꽈배기는 있으니까..ㅎ
한개에 900원인 꽈배기 현금 결제나 계좌이체 하면 6개 5천원으로 할인도 해주신다. 튀긴음식 별로 안좋아하는데 꽈배기 하나 더 먹을생각에 설레어서 실수로 6천원을 보내서 천원을 돌려받았던 마성의 꽈배기집이다. 한입가득 입에 머금으면 쫄깃한데 순간적으로 입에서 사르르 없어지는 마성의 꽈배기 맛집이다. 포스팅 해야지 해놓고 늘 먹느라 포스팅 할 생각도 같이 먹는 마성의 이 집은 당분간 은밀한 식성으로 엄마를 길들일거 같다..ㅎㅎ
'hello's 22 - 23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03.23. 강제 산책하기-1 (58) | 2023.03.23 |
---|---|
23.03.22. 동상이몽 (67) | 2023.03.22 |
23.03.20. 특이했던 요청사항 (74) | 2023.03.20 |
23.03.19. 개성 강한 가로수 (65) | 2023.03.19 |
23.03.18. 소통의 오류 (62) | 2023.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