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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내가 불행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 놓을 수 없는 것들을 손에 쥐고서 다른 것을 얻고자 하기만 했다.
사실 서비스 직종에서 거의 일하다 보니 박봉인데 빨간 날에는 엄청 바쁘다 보니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연타가 왔었다. 사실 직장 다니면서 여행을 다니거나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그 기간이 오히려 바쁠 때다 보니 젊어서 고생하고 나중에 놀러 다녀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나서는 그저 집에서 휴식하기 바쁘지 어디 갈 체력이 되질 않는다.
그때 크리스마스이브였나 크리스마스였는데 그때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정말 아침부터 마감까지 (AM 8:00~PM11:30) 밥 한번 먹을 수 없고 물 한 잔 편하게 마실 수 없을 때였는데 바빠서 김밥 한 조각씩 먹어가면서 근무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나중에 체해서는 꽤나 고생을 했었다. 그때는 신입인지라 정말 여기저기서 부르는 대로 가서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를 때라서 눈치껏 일을 하다가 혼나기 일쑤였다. 매뉴얼이 없어서 한다고 혼나고 안 한다고 혼나고, 많이 해서 혼나고... 나중에 사과받긴 했지만.. 거의 한 달간 그런 상태다 보니 일이고 나발이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었다.
먹는 게 좋은데 맛없는 것을 조금이나마 맛있게 조리해서 먹는 게 좋아서 요리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학교를 다녔다. 학과 교수님께 너는 요리에 재능이 없다면서 매 수업 폭언을 들으면서 기어이 A 학점을 받았던 악바리이지만 그때 너무 힘들었다.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과 하찮은 사람인 건가 하는 느낌에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지금 생각해 보면 일에 비해서 인력이 모자라서 그랬던 건데...
사실 그 주방에는 여직원이 내가 처음이었고, 원래는 세명이 더 있어야 하는 주방이었는데 정말 초짜인 내가 한 명분도 못하고 있으니 속 터질 만도 했었다. 일 자체는 힘들었고, 그때 후유증으로 손목과 어깨가 안 좋아지기도 했는데 석 달 정도 근무하면서 양파 빨리 까는 법, 동선 짧게 일하는 법 등 일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다. 특히 내 위 사수는 나보다 어렸지만 배울 것이 많은 사람으로 이후 그 가게가 망하고 새로 가게를 오픈한 걸로 알고 있다. 그 당시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자신의 꿈은 고향에 자기 가게를 차리는 거라고 했는데.. 새 가게는 고향은 아니지만.. ㅎ 꿈은 어떻게 꾸고 어떻게 실천하는지 자세히는 아니어도 많이 배웠다.
이후에는 내가 많이 배웠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저 힘든데 울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픈데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그저 내 또래 동기들이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것을 SNS로 보면서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했었다. 쟤는 주말이라고 놀러 가는구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구나, 나는 어깨랑 손목 물리치료하는 것도 손 떨려 하는데 하면서 많이 비참해 하고 많이 울었다. 통장 잔고도 텅 비어 있을 때고, 심적으로도 지치고 마음이 텅 비어 있었다.
그때 직장이 망하면서 해고 통보로 직장을 옮기면서 근무시간대도 조정하고,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그때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일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었나 뭐 그런 영상을 봤던 거 같다. 결론은 책 광고였는데 정말 일을 잘하고 싶었는지 책을 사서 읽었고, 원래 책을 좋아했는데 일하는 게 바빠서 책을 멀리했다가 반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챕터씩 읽다가 요즘은 말 그대로 독서가 취미가 되었다. 취미를 가지면서 마음도 빠르게 안정되어 가고, 내가 가지지 못할 여유보다는 당장의 나에게 더 몰입하면서 작은 사소한 것들에도 감사함을 느끼면서 지금의 내가 생겨났다. 결국은 중심인 나에게 집중하였더니 내 세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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