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말하는 행복은 반드시 괴로움이나 결핍을 경험한 뒤에야 오기 마련이다. 또 행복을 얻은 후에도 후회, 고뇌, 허무함, 불쾌감이 뒤따른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한 후 얻는 행복은 전적으로 순수하다. 다만 이 순수한 행복은 생애 내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극히 한순간을 충족시킬 뿐이다.
쉬는 날이 되면 원 없이 늦잠을 자기도 하고, 뒹굴거리기도 하고 잠을 잔다. 사실 어찌 보면 평일에도 할법한 행동이긴 하다. 물론 늦잠을 제외하고는..ㅎ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으나 나의 경우는 오후 3시에 퇴근을 한다. 퇴근 후 동네 한 바퀴를 돌든 집에 바로 가든 여하튼 늦어봐야 5시인데 저녁 먹고 온전히 내 시간을 갖는 것은 6시 이후다. 피곤하면 잠들기도 하고, 아니면 잠든 지도 모른 채 마치 누가 보면 밥에 독약을 탄 것 같이 막고 설거지하고는 잠시 앉아서는 레드썬 상황으로 기절해서 잠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뒹굴거리거나 잠을 자지는 않게 된다. 입사초기에는 앗싸 호랑나비를 외치면서 잠들곤 했었는데 항상 자고 일어나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었다. 퇴근 후 온전히 내 시간이기에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잠들었다가 눈뜨면 다시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뭐 남는 게 없다고 생각이 들면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잠들지 않는다고 출근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으잉? 결과가 왜 그리 나는 거지;;) 사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거의 10년간 쉼 없이 돈벌이를 했었다. 진짜 말 그대로 돈이 없어서 월급을 받기 위해서 내가 할만하다고 싶은 일들에 지원해서 일을 하기도 했었고, 지원해서 일이 안되면 적어도 다음 달 원래 받던 월급날에 월급을 받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미친 듯이 면접을 보러 다녔었다. 오죽하면 엄마는 뉴스나 이런데 보면 청년들 일자리가 없다는데 너는 어디서 그렇게 일자리를 찾아내서 쉼 없이 일하냐고 신기하다고 했었다. 그러게..
솔직하게 가끔 제작년부터 드는 생각이 일을 쉬고 한 1년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오후 3시에 퇴근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내가 내 이름으로 장사를 하거나 내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자주 알바천국이나 알바몬, 벼룩시장등을 보면서 다른 일자리 없나 하고 찾아본다. 지금 직장인이지만 내가 백수라고 생각을 하고 찾아보면 글쎄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저녁이 있는 삶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난 요리사이다. 가장 많은 근무 시간대가 9to 9 거나 10 to10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8to3 하고 월급이 차이가 별로 안 난다. (차이가 가봐야 20만 원 정도..) 좀 현실적으로 난 일을 구할 때 철저히 돈을 보고 이직결정을 하는 편인데 시간대비 벌이가 시원찮고, 지금 내가 사장님께 받는 신뢰를 온전히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보니 그저 내 건강이 허락되면 쭉 일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런 생각을 한 게 과거 내가 일하면서 해고를 겪으면서 결핍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 해고는 일할 때 사장님이 자금관리를 못해서 식당이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접으면서 이뤄진 해고였지만 나에게는 잔고도 없고 말 그대로 날벼락이었다. 그런 결핍을 겪다 보니 지금은 혹여나 그런 일을 겪게 된다면 1년 이상 버틸 자본은 준비되어 있지만 그래도 한번 겪어봤다고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현재는 내가 쉰이 되든 환갑이 되든 지금 직장에서 쉬게되면 1년 정도 여행 다니고 좀 쉬고 다른 일을 할지 책을 쓰고 블로그에 집중을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블로그에 집중하기 위해서 노후대책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모르기 때문에.. 지금의 결핍은 여행과 여유이기에 이런 마음을 가슴 깊이 묻어놓고 있는 게 아닐까.. 또 그렇게 놀다 보면 또 그때 결핍인 내가 일하는 모습을 꿈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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