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당신이 에너지를 특정 목적에 썼다면 반드시 삶의 다른 요소를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중복되는 업무, 지나가는 프로젝트, 반복되는 일정을 정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이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가지치기도 존재한다. 그저 유효기간이 지났기에 정리해야 하는 인간관계가 그렇다.
관계정리는 서로 같은 생각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꺼내기 어려운 주제다. 더 이상 즐겁지 않다면 더 만족스러운 관계들에 투자할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가지치기할 때일 수 있다. 간략한 경고를 덧붙인다.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한 헌신을 쉽게 저버리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헌신은 고귀한 것이다. 하지만 관계가 시들었다고 느껴질 때, 필요하다면 가지치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라. 그래야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열정을 좇기 위한 에너지가 확보가 된다.
때로 우리는 소모적인 인간관계를 끊을 필요가 있다. 당신의 삶 속에 가지치기가 필요한 관계들이 있는가?
난 이미 가지치기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원래 혼자 다니는 아웃사이더 인데다가 남들과 다른 취미생활인 독서를 넘어서서 활자 중독증세가 있다 보니 공통분야가 같은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때 절친했던 친구는 부정적인 이야기와 비관적인 이야기를 계속하여 거리를 두면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남들과 다르게 평일에 쉬다 보니 자연스레 더 멀어져서 지인으로도 남지 못했다.
다행이라면 내향인이라 기빨려 하는 타입이라 집 밖에 잘 나오지 않고, 부득이하게 출근을 하더라도 빠른 귀가로 인해서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노는 것도 기력이 있어야 한다고 사람 상대하는 업종이다 보니 집에 가서 누워 있거나 밥 먹고 졸기 바쁘다. 그러고 보면 학창 시절에도 그랬던 거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주변에 도서관이 있는 학교라서 하교 후에는 사상도서관이나 북부도서관에서 책을 일기도 하고, 역사 스페셜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보기도 했었다.
남들은 무슨재미로 사느냐고, 친구 좀 사귀어라고 하곤 했는데.. 따돌림을 당한 것도 있었고, 그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너무 통수를 맞아서 되려 책에서 위안을 많이 받았던 시기라 오히려 삶의 낙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주말에도 도서관 가려고 학교 근처까지 갔었으니까ㅎㅎ (도서관 식당에서 팔았던 라면이 그렇게 기가 막혔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완전히 취미독서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재미뿐만 아니라 힐링도 받았으니 항상 얻기만 했었다. 그때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두꺼운 책들을 읽는 데에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헉 이거 어떻게 읽니 라는 생각은 안 하고 읽게 되는 것들도 생겼다.
한때 엄마랑 껄끄러운 관계였을때도 있었다. 오죽하면 너무 안 맞아서 잘라낼 각오로 나가서 따로 살기까지 했었는데 내 상황이 어려운 걸 알고는 엄마가 먼저 화해의 손짓을 내밀었고.. 무엇보다 내가 생활태도가 바뀌니까 엄마도 나를 한심한 밥충이에서 밥도 해주고, 집대출도 내주는 효녀 헬선생으로 봐주면서 나름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가 된 거 같다. 살면서 평생 친구가 한 명 있으면 좋다고 하는데 솔직히 아직까지 평생 친구라고는 책밖에 없다. 하지만 조급하거나 그렇진 않다. 살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한데..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까 좋은 점은 내 기력이 뺏기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퇴근 후 온전히 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부정적인 말과 남 험담으로 너무 시달려 봤어서 그렇게 비생산적인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든다. 물론 안 그런 관계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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