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싸울 대상이 전혀 없는 곳에서 전투하려고 한다. 끊임없이 어떤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누군가가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불평한다. 그들은 소설 돈키호테처럼 풍차에 덤벼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에너지 낭비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뿐 아니라 우리도 일상에서 같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면 사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당신 험담을 하는 듯한 사람에게 대해 곱씹는 행위가 그렇다. 또한 당신이 낸 아이디어는 절대 마음에 들어하지 않거나 고려조차 하지 않는 듯한 의뢰인에게 집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아무도 없는 곳에 거인들이 있다고 상상하며 풍차에게 덤벼들고 있다. 당신의 귀중한 불꽃을 진짜 전투를 위해서 아껴둬라. 진짜 전투는 이해관계자들과 별여야 한다. 당신은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가상의 적을 공격하느라 당신의 귀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가상의 전투에 말려들지 않았는가? 당신은 지금 풍차에 덤벼들고 있는가?
요즘에는 퇴근 후에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다는 것을 느낀다. 일단 감기로 체력이 거의 60%가 방전된 채로 어찌저찌 근무하고 있는데 그저 집에 오면 전기장판 켜놓고 널브러져 있고 싶다. 엄마 눈치 때문에 안 먹고 싶은 저녁을 먹기도 하고,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TV프로그램을 보기도 했었다. 착하고 참한 자식이고 싶었나 보다.
아프고 나니 만사 귀찮다. 그저 늘어져서 재충전을 하고 싶다. 가장 힘든게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잔기침이 문제라고나 할까.. 요 며칠 기침을 하다 보니 복근이 생길 지경이다. 이러다가 몸짱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실없는 소리를 하곤 하지만 사실 밥 먹으러 갔는데 직원이 기침하고 있으면 (물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굉장히 거슬릴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찝찝하다. 그렇다고 감기약을 털어먹으니 몽롱해서 내가 출근을 한 건지 꿈에서 무상노동을 제공하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상태라 위험한 거 같아 저녁에도 감기약을 잠시 중단했다.
가상의 전투였던 착한 사람, 거절 안하는 사람에서 조금은 나를 더 챙기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했더니 웬걸 골골거리고 있으니 밥 차리고 아프라고 하는 말에 현타가 왔다. 하프만 입맛을 먼저 잃고 겨울잠 자는 곰처럼 잠이 확 늘어나는 스타일이다 보니 만사 귀찮지만 그래도 기본은 했었는데 좀 서럽기까지 했다고 하면 너무 돈키호테의 풍차처럼 실체 없는 것에 너무 의미부여하는 거겠지??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아프니까 서럽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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