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뭔가를 경험하고, 실행하고, 직면할 때 예상 못한 감정이 튀어나와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처음으로 부당함을 느꼈을 때 어떤 저항을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꼈을 수도 있다. 그때 당신이 취한 행동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자신을 만족시키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을지 모른다. 우리는 특별한 순간에도 충분히 감흥을 누리지 못한 채 순식간에 다음 일로 넘어가곤 한다. 늘 바쁘고,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 순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당신이 살아가는 세계와 현재 하는 일 속에서 당신의 창의적인 소명이 무엇인지 밝혀줄 패턴을 찾아라. 최근에 인상적인 순간을 경험했던 적은 언제인가?
나의 경우 사명감이 있거나 창의적인 소명이 무엇인지 아직 잘은 모르겠다. 그저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뉴스나 사연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SNS를 하다가 누가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조용히 리트윗을 하기도 하고, 어느 한 기업의 부당한 모습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불매운동을 하기도 하고, 그 기업의 뉴스에 리트윗을 해서 공유하기도 한다. 길 가다가 어르신분들이나 외국인이 길을 묻거나 하면 알려주기도 하고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양해를 구하고 직접 안내하기도 한다.
내가 나를 보면 착하거나 선하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내 마음이 찝찝하고 불편한 게 못 견딘다. 오지랖일 수 있는데 다 같이 더불어서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요즘 뉴스에 보면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이 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참 씁쓸하다. 지금의 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닌데 과거에 나 역시 철없는 망나니 같은 어린아이였을거고 주변의 배려와 가르침으로 그나마 사람구실 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훗날 언젠가 나 역시도 나이 먹어서 힘없고 기력이 없으면 도움이 필요할 노인이 될 텐데 싶은 마음이 든다. 다행히 건강하게 늙어가면 다행이지만 언제 어디서 사고로 몸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배려가 없는 뉴스면을 보고 있자니 씁쓸해진다.
우리동네에는 오후 3시쯤에 지팡이를 짚고 늘 걷는 연습을 하는 할아버지분이 계신다. 평상시에는 그 할아버지께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데 할머니분께서 어린 손주들과 같이 나와서 배우자분은 걷게 연습하게 하고 아이들은 뛰어놀게 하는 거 같다. 추측이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지시고 나서 연습을 하시는 듯하다. 비가 오나 날이 추워지나 한결같이 몇 년째 그 시간대에 연습하는 걸 보는데 점점 나아지는 모습에 괜스레 찡해진다. 퇴근길에 마주치거나 걷는 방향이 비슷하면 나의 걸음걸이를 늦춰서 그분의 걷는 모습을 잠깐 바라보곤 한다. 언젠가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저렇게 꾸준히 재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존경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잠깐 바라보는 모습에 오해를 하시고는 화들짝 놀라시고는 길을 비켜주시는 모습이 찡하다. 다음에 언제 응원의 한마디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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