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쌰으쌰 힘내자는 의미에서 오늘은 고기를 구워 먹었다. 역시나 남의 고기가 최고다..라는 진리를 겪었다는 거..
으쌰으쌰 고기를 먹자고 대동단결 된 날은 좀더 서둘러야 한다. 맛있는 거 먹을 때 한껏 예민해지는 우리 사이는 모녀지간이 맞습니다..
급하게 집에 가는 길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쌈장을 까먹은 게 생각이 난다.
일단.. 먹고 생각하자 싶어서 쌈장은 다음 기회에 생각이 나면 사 오는 걸로...
문득 집에 오는길에 나무가 한 마스크를 보고 피식 웃음이 터졌다. 그저 먹을 생각에 세상이 행복해 보였던 거야.. 분명 마스크 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든 어딜 가는 방향이었든 천 쪼가리 가린 게 사라졌음을 느꼈을 텐데 아무렇지 않았을까 좀 의아하긴 하다. 일단 수습해서 버스 정거장 근처 쓰레기통에 버려주었다.
세상 지저분한 것을 봤으니 영롱한것을 보자 싶은 마음에 매일 쓰던 어디서 주워온 프라이팬을 두고 나름 커다란 프라이팬을 주섬주섬 꺼내본다. 오래간만에 해동해 놓았던 고기를 양껏 줄 세워서 바짝 구워본다. 기존의 야채가 없어서 오일장에서 샀던 김치를 주섬주섬 구워본다. 사실 고기 구울 때 단 한 번도 김치를 구워 먹어 본 적이 없던 우리 집...
구워 먹어 보니 사람들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김치를 구워 먹는지 알 것 같았다. 자글자글 읽어가는 구운 김치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사실 엄마랑 나랑 위가 그렇게 좋지 못하다. 기름진 데다가 갑자기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구운 김치가 들어가서 그런가 둘 다 화장실을 엄청 왔다 갔다 한건 비밀.. 기름진 거 못 먹는 것도 체질이 따로 있었나 싶기도 하고.. 좀 의아하다. 먹을 때 입은 즐거웠으나 저녁에 괴로웠던... 그래도 역시 남의 살이 맛있긴 하다.. 후후... 그래도 아직 사연 있는 콩나물은 못 구워 먹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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