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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된 건 80%가 표지 때문이었다. 우연히 보게 된 표지가 너무 내 스타일이라서 읽게 되었다. (일단 흰색에 홀로그램으로 휘갈긴듯한 손글씨에 마음이 뺏겼고, 펜으로 그린듯한 그림체에서 마음을 뺏겨 버렸다.)
- 어디서 인지 모르겠으나 쇼펜하우어를 들은 적이 있는 거 같아 읽었다.
- 나머지 20%는 소제목인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에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었다.
- 쇼펜하우어는 6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써온 일기와 1만 페이지가 넘는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 열일곱 살이 되던 봄에 그의 아머지는 강으로 뛰어내려 투신 자살했다. 어머니는 자기보다 스무 살이나 나이가 많던 남편이 사라지자 막대한 재산을 무기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런 어머니를 보고 사춘기인 쇼펜하우어는 스스로를 햄릿이라고 부르며 평생토록 가정을 불신했다.
- 1831년 베를린에 콜레라가 창궐했을때, "태어나지 않은 게 최선이다. 만약 태어났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차선이다."라는 염세주의 철학을 버리고 베를린 탈출을 감행한다. 헤겔이 끝까지 학생들과 함께하다 콜레라로 세상을 떠나자 쇼펜하우어는 평생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는다. 쇼펜하우어는 두 번 다시 자신의 철학사상을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지 않게 된다.
- 쇼펜하우어는 자신 삶의 고통을 철학으로 승화시켰다.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었고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룰수 있다고 주장했다.
- 쇼펜하우어 철학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무엇인가?" 라는 본질적 추구에서 벗어나 어떻게 죽어야 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어떻게 파멸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 모든 생명은 살아남기를 소망하는데, 쇼펜하우어는 이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가 우리 안에 깃든 욕망의 본질 한 인간이 순수한 욕망으로서 세계에 남겨지기를 소원하는 모든 인간의 잠재된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진리를 간과한 채 눈에 보이는 사태만을 좇아다니는 우리의 무지한 삶이야말로 절망의 본질이라 했다.
- 다수는 그저 많은 숫자일 뿐, 많다고 정의가 되는 건 아니다. 적음을 무능력하다는 편견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에 반대한다.
-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오래도록 관리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좋은 습관이 그 대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내다. 참고 견디는 것을 말하는게 아니다. 자기 몸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깨닫고 그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면의 질서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면의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 스스로 정한 범위 내에서 자신의 상태와 성격이 조화된 최적의 규칙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 우울함에 취해 있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판단력이 흐려질 것이다. 사회적 인습 전반에 무기력해져서 자기 생각과 감정만이 유일하게 옳다는 망상에 빠지게 된다.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 우울의 끝에서 열광이 태어나는 것이다.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가던 주장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열기가 사그라들고, 도 별것도 아닌 사건에 광적인 집착이 일순간에 집중되어 세상이 혼란스러워지는 등, 우울과 열광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난립한다.
- 사람이 체면을 중시하는 까닭은, 내세울 인간성이 직분에서 얻은 명예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서다. 능력이 없으니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도 못하고, 그런데 또 권력은 욕심나고, 그러니 스스로 자기 이름에 금칠을 해버리는 것이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죽음의 준비는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당당하게 죽음과 대면하여 공포도, 후회도, 근심도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것. 보다 나은 삶이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지켜주는 유일한 보호막임을 기억해야 한다.
- 고통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걸어가야할 필수 과정이다. 그 끝에 죽음이 있다. 죽음이야말로 우리를 완성하는 강력한 본성이다.
- 진정한 결혼은 겉으로 보기엔 꽤 종교적인 신성함을 나타낸다. 정신적으로는 완전한 타인이었던 배우자에게 종속되어 모든 판단과 결의를 헌납한다. 이 합일은 개인의 성격적 측면에서 봤을 땐 자기를 부정당하는 격렬한 통증이다.
- 인간의 정신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은 판단이다.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만큼 개체로서 완성도와 독립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 행복을 손에 넣고 싶다면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 되어서는 안된다. 행복 이외의 다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행복은 수단을 통해 달성되지 않는다. 어떤 목표를 향해 의지의 실천을 했을 때 길의 중간에서 우연찮게 얻은 물 한 모금 같은 것이다.
-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뭔가를 얻기보다 뭔가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것이다. -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즐겁게 놀기보다는 욕을 먹거나 비난받지 않도록 한다. => 현실적인 생활수칙을 지킨다면 작지만 확실한 성과를 얻는다.
- 인생은 불행해지기는 쉬워도 생복 해지기는 어렵다.
- 최대한 빨리 수정해야 할 점은 나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허영이다.
- 잘 먹고, 잘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자기혐오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 행복하다는 것은 지금 내가 잘살고 있다는 뜻이다.
- 사유를 통해 인간은 인간다워지고, 사유를 인생 본질로 삼았을 때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
- 어떻게 살고 싶다는 소원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그것을 위해 살고 싶다는 바람이 인간에게는 더 크고 위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인생에서 가장 애처로운 시간은 먼 훗날, 관속에 누울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을 때, 일생을 헛된 욕망을 좇느라 세월을 탕진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는 한번 더 시간이 주어지길 가만히 소망하는 때다.
- 사람이 나이가 들어 젊은 시절보다 더욱 욕심을 내는 것은 시간을 상실했다는, 생명이라는 원금이 얼마 안 남았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사람들도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 너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또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가질 수 없음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가질 수 없다는 진실을 망각해서도 안된다. 몇 분 만에 삶과 죽음으로 나뉘는 이 운명을 그냥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 내가 뭔가를 가졌다는 것은 내게 어떤 의무가 주어졌다는 신호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나는 많은 의무로부터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
- 우리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인생에 대한 극복과 인생에 대한 굴복이다.
- 능력과 소양을 채워나가다 보면 나의 천부적인 성품과 경험된 지식과 한데 어우러져서 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진짜 모습이 구현되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구분되고, 의욕과 가능성이 판단된다. 구분과 판단은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성격이다.
- 불행이 터졌을 때 보다 불행이 지나간 후가 더 중요하다. 그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를 기대해 봐야 소용이 없다. 불행의 원인 되었을지 모르는 자신의 태만이나 무모함, 불성실을 후회하기에도 늦었다.
- 명백히 저지른 실수에 대해 변명하거나 축소하거나 미화할 필요가 없다. 깨끗이 인정하고 징계를 받고 우연히 생긴 비극으로 인생의 페이지에 적어둔 뒤 책장을 덮어버리면 그만이다.
- 더불어 산다는 것이 꼭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내 주위의 누군가가 고통받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우리는 인생이 베푸는 절망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인생도 그다지 불가사의한 현상은 아니다. 그다지 불행할 것도, 불편할 것도 없다.
- 일생일대의 대사건이 발생하기를 기다리며 힘을 비축하는 것은 말이 좋아 비축이지 방관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행동은 하찮은 일에도 최선을 다했기에 큰일이 닥쳤을 때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다.
- 인생에 가장 위험한 시기는 권태가 찾아올 때다. 권태는 정해진 기한이 없으므로 한번 시작되면 여간해서는 벗어나기 힘들다.
-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삶은 기껏해야 두 종류뿐이다. 권태에 시달리던지,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다. 권태도 반복되다 보면 고통이 되고, 잦은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무감각해지게 된다. 어차피 인간은 권태로운 존재이다. 우리가 기쁨보다 고통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 철학이 가장 필요하로 하는 것은 여유로운 마음가짐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두 가지.>
1. 어떤 성과에도 낙관하지 마라.
2. 자명한 이치에 반항. 그것이 진리일지라도 외부에서 강압에 의한 것이라면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
- 스스로를 사색하지 않는 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수정하는 능력과 용기는 주어지지 않는 법이다.
- 타인의 구원에 관여하는 것은 말참견에 지나지 않으며,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사랑하고 싶지도 않다.
-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그전에 궁극적인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답을 내리는 모든 행위가 철학이다.
- 이 책은 에세이라기보다는 쇼펜하우어의 메모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경험담이나 예시보다는 내 생각, 견해가 많이 들어간 글들이라서 초창기에는 남의 메모장을 몰래 보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고등학생일 때 문과였던 나는 윤리와 사상을 선택했었던 나로서는 쇼펜하우어 하면 인간 혐오한 비관주의자라고만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생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1800년대 사람임에도 그때 당시 산업혁명으로 사람이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혔는데 지금의 현재 시점과 비슷했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인간은 다 부질없다. 희망이 없어..라는 느낌보다는 원래 사는 게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그걸 친구로 받아들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급하게 찾아보니 격언이나 금언, 잠언이라고 하는 거 보니 내 예상이 맞는 듯하다. 의외로 뼈를 때리는 말들이 많아서 반성도 많이 하고 공감을 많이 했다. 특히 타인의 구원에 관여하는 것은 말참견에 불과하다는 말은...ㅎ 사실 친하다는 핑계로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뉘앙스로 말하는데 쇼펜하우어는 격렬하게 싫어한다.
-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냥 인간답게 누구 하나 차별당하지 않고 사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어렵다고 여기는 요즘인데 행복이라는 건 추상적이고 너무 멀리 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거창하게 꿈을 꾸라고 하지만, 너무 거창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노년에 돈걱정 없이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그저 매달 연금이 나오게끔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전환하니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쇼펜하우어의 통찰이 느껴진다.
- 가끔 사는 게 이렇게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되는건가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게 정상이라니.. 큰 고민하나가 해결되는 느낌이다. 사는게 고통이거나 권태로운 게 당연한 거고 아마 그 권태가 나이가 들면 겪는다는 고독과 같은 것일려나... 사유, 즉 깊게 생각하고 나에 대해서 알아갈 시간이 충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평생을 일기를 썼다니.. 그래서 그런가 필력이 장난이 아니다..
- 철학책이 어렵다고 느껴졌었는데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공감이 되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등이 가려운데 옆사람이 날개뼈와 척추사이 간지러운 곳을 정확하게 공략해서 긁어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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