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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2 - 23 일상

23.05.02. 종잡을 수 없는 그대의 이름은 손님

hello :-) 2023. 5. 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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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식업 종사하면서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가장 난해한건 손님의 방문수를 예측한다는거.. 하긴.. 주식도 예측은 불가능하니까 그게 그거인듯한 느낌이 물씬 난다. 그래도 커피숍 근무할때는 이정도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식당의 경우는 요즘처럼 애매하게 후덥지근한 환절기의 경우는 정말 조심해야한다. 한방에 훅 상하거나 쉴수 있기때문에 너무 많이 준비를 해두면 폐기처분을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똥줄(?)이 타게 된다. 마치 이틀전의 나처럼..

 

난 오전반에 근무하다보니 밥을 좀 넉넉하게 해놓는 편이다. 점심시간도 있고 내가 퇴근하고 난 후 오후늦은 점심시간도 있고(이 때는 인근 상가의 직원들이 많이 방문하거나 주문이 많다) 저녁시간도 있기 때문이다. 오후반은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른지 늘 아침에는 밥이 간당간당하거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침에 밥부터 한다고 해도 10시가 넘어야 밥이 다 되다 보니 오픈런 하는 손님들에게는 양해를 구하는 수 밖에 없다. 치커리나 샐러드 세팅의 경우 날이 후덥지근하면서 눅눅해 지거나 마르는 경우가 있어 최대한 이틀 반나절 정도 할 양으로만 씻고 물기 제거하고 채썰어서 준비를 해놓는데 가끔 수요가 맞지 않아서 굉장히 다급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나와 사장님의 의견이 갈린 적이 있는데 그건 바로 5/1일의 재료준비였다. 사장님은 그날 월요일인데? 라는 반응이었고, 나는 그날 우리는 안쉬지만 누군가 쉬는 사람있지 않아요?? 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한낱 월급쟁이인 나는 사장님 의견을 따랐으나... 당일 다급하게 똥줄이 탔었다. 아니.. 쌀 침수해놓으라고 쌀도 가져다 줬는데 왜 침수를 안했냐구요...

 

갑자기 밥 많이 먹는 단체가 두팀을 치르고 나니 밥이 간당간당한데 취사하려고 보니 침수가 안되어 있어서 굉장히 다급했었다. (역시 나만 다급해 항상....=_=;;) 결국은 꼼수로 뜸들일때 위에만 살짝 걷어서는 급한 주문은 먼저 나갔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주문을 늦췄었다. 다행히 손님들이 기다려주셔서 감사했다. (갓 새로 한밥이니까 더 맛있을거예요.. 양해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했더니 기뻐해주셨다)

 

성향 차이가 조금 드러나는게 난 준비된 상태에서 후다다다다닥 쳐 내는 편인고 사장님은 최대한 예측해서 맞추려고 하는데 예측이 늘 실패하는 스타일..ㅎㅎ 몇번 재료가 동나서 나 멘탈 터지고 뒤에서 수습하는걸 몇번 보고나서는 적어도 왜이리 많이 준비했냐고 타박은 안하신다. 대신에 근데 어떻게 더 올걸 알고 미리 많이 해놨냐고 신기해 하셨다. 나의 비결은 없다고 소문나기전에 미리 해놓는것...(왜이리 손님이 없지 하면 우다다다다 손님 몰리듯이 재료가 간당간당 하면 그 메뉴만 찾는 손님이 몰린다. 마치 돌담병원에 왜이리 환자가 없죠? 하면 응급환자 터지듯이..)

 

그리고 늘 내가 밥을 먹거나 커피한잔 마시려고 믹스커피 제조 들어가면 그렇게 귀신같이 알고 못먹게 늘 오는 신기한 마법.. 영 손님이 없어서 한가할때 역으로 써먹기도 한다. 오늘도 역시 밥먹으려고 벼루다가 고등어랑 스팸 구워 놓으니까 미친듯이 들이 닥치는... 식어서 후닥닥닥 한입에 털어넣을수 있어서 어찌나 감사한지.. 매일매일이 스팩타클하고 새롭고 짜릿하다.. 가끔 빡치기도 하고..ㅋㅋ 그래 스팩타클하고 새롭고 짜릿해야 사는 맛이 나지..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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