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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s 24 - 25 일상

25.02.25. 만약 신을 만나게 된다면 무엇을 묻고 싶은가?

hello :-) 2025. 2.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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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신을 믿지는 않는다. 종교도 딱히 없는데 흔히 우리나라에 많이 있다는 부처님 오신 날에 절밥 얻어먹으러 절에 가는 게 고작 다이다. 신이 존재한다기보다는 각각 개인에게 자신의 중심을 잘 다룬다면 그게 바로 신을 만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이 세상을 창조한 사람이 있다면 만날 수 있다면 한가지는 묻고 싶다. 왜 나에게 그런 시련들이 있었던거냐고.. 신은 사람에게 각각 견딜 수 있는 시련과 고통을 준다고 하는데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냐고 왜 나를 그렇게 테스트한 거냐고 난리를 칠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나이가 좀 더 들어간다면 김치찌개를 끓여주며 다음생에는 태어나게 하지 말아 달라고 꼬셔볼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우는 굉장히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ㅎㅎ 그렇다고 20대라고 흥청망청이(?)로 살았던 건 아니다. 그냥 생활패턴이 일정하지 않았다고나 할까.. 지금도 살짝 그러긴 하는데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자고 일어나면 또 출근해야 하니까..(ㅠㅠ) 그래도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먹는 것들을 만들다 보니 직업이라기보다는 사부작사부작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때는 식당에서 일한다고 하면 뭔가 모양 빠져 보인다는 생각에 책상에서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찾다 보니 콜센터에서 일하면서 가뜩이나 전화트라우마도 있는데 억지로 돈 벌기 위해서 일을 하다 보니 더더욱 일하러 가는 게 죽으러 가는 것처럼 너무나도 싫었다. 그때는 주 5일 근무였는데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잠도 안 자고 계속 깨어서 유튜브를 보면서 잠들었다가도 놀라서 깰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수면패턴이 무너지면서 불면증이 심했었고 체력이 약해지면서 더 예민해지고 무한 반복이 되면서 힘들었다. 

 진짜 이러다가 죽겠다 싶었다. 그때 5층에서 근무했었는데 너무 코너로 몰리니까 여기서 뛰어내리면 아플까 라는 정신나간 생각이 들기까지 해서 안 되겠다 싶어서 무작정 일을 휴직하고 박봉이라서 두 번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 했던 요식업 쪽으로 다시 일을 찾기 시작했다.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해도 난 100살까지 살아야겠는데 돈이 한 푼도 없는데 그럼 일을 해야 한다. 하기도 싫은 일을 앞으로 50년은 더 해야 한다는 말에 너무나 막막했었다. 그때 먹는 게 젤 좋은 나로서는 먹는 것을 만드는 과정을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커피숍에서 일하려고 했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면접 보러 오라는 말조차 없어서 걱정은 되지만 식당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40대 이상만 지원하라는 말에 일단 이력서는 냈는데 (40대 아님) 연락이 왔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당돌하게 물어봤었다. '근데 왜 40대만 받으세요? 어린 사람 싫으세요??' 순간 5초 정적.. 어... 면접 보러 오실래요??라는 말에 알겠다고 하고 다음날 전입신고하고 등본 떼서 면접보고 등본과 통장사본 제출하며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ㅎㅎ 

 지금 생각하면 되게 신기한게 내 성격상 당돌하게 물어볼 생각은 어떻게 했으며.. 박봉인 요식업에 그나마 최저시급 보다 더 쳐주는 데다가 교대근무가 아닌 낮에 퇴근이 되는 이런 일자리가 어쩜 올린 날 내가 바로 지원했는지도 미스터리 하다. 신기한 건 진짜 이렇게까지 최악일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정신건강과 자금건강(?) 도 풀리더니 삶을 대하는 태도도 서서히 변하더니 만족을 모르던 시샘 많고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내가 어떻게 지금 내가 가지게 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도 다정하게 대하려고 하는지 너무나 신기하다. 아마도 난리를 쳐놓고 그래도 가장 힘들때 손을 내밀어줘서 고맙다고 엉엉 울 것 같기도 하다. 너 덕분에 그래도 다시 살아볼 마음을 먹었던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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