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이다.
사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라고 생각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그저 쳇바퀴처럼 하루를 살다가 문득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작년 연말에 어디 아프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갑자기 모든 게 허무해지고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졌었다. 일에 너무 치여 살면서 소진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그런 건가 하는 추측이 드는데 아마 번아웃 같은 게 왔던 게 아닐까 지금은 추측이 된다. 딱히 친구가 있는 성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싸돌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다 보니 집 회사 집 회사를 반복하다 보니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연말에 가끔 오는 연말신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또 한 살 늙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찾아오는 인생 노잼의 시기가 오곤 한다. 게다가 근무하는 매장 근처 다른 식당들이 망해서 철거가 되고 임대 현수막이 걸리는 걸 보니 참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15년인가 17년 전 지금 사는 동네에 이사 오면서 그때 있었던 가게가 영업종료를 선언하고 철거하는 거여서 더 기분이 묘했나 보다. 그렇다고 자주 갔던 단골매장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그러다보니 거의 죽은 상권이 되었는데 계속 영업하는 우리 매장은 그 덕인지 매출은 거의 1.5배가 올라서 계속 바빴다. 사장님의 바람은 그건 아니었나 본데 자꾸 내가 영업 준비를 하면 늘 양이 많다고 타박을 받았으나 결국 판매를 하긴 다 하고 있는 상황이고 일은 내가 많이 하는 그런 상황이다 보니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쳤었다. 그러다 보니 예민해지고 철없는 엄마의 한마디에 괜히 욱하기도 하고 왜 내가 지치는 건 안 알아주는 걸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러다가는 진짜 성격이 파탄 날 거 같다는 생각에 작은 다이어리를 하나 사서 꾸준하게 일기를 쓰고 있다. 속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다 쓰지는 못하지만..(혹여나 볼까 봐..;; 전적이 화려하심..ㅠ) 그래도 주절주절 쓰고 블로그에도 쓰다 보니 지금은 답답함이나 많이 나아졌다. 무엇보다 삼시 세 끼까진 아니더라도 삼시 두 끼는 챙겨 먹으려고 하고 꾸준히 7 천보 이상은 걸으려고 한다. 남이사 뭐라 하든 퇴근하고 나면 낮잠도 자고 그래도 피곤하면 저녁 일찍(이라고 하지만 11시 넘어서 잠..) 자려고 요즘 노력하고 있다. 확실히 잠드는 시간을 앞당기니까 예민했던 성질머리가 조금은 수그러드는 걸 느낀다. 요즘도 가끔 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한데 수면부족이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이 8배 많다는 연구결과를 법의학자 교수님이 진행하는 유튜브에서 본 이후(우연히 알고리즘에 떠서 보게 됨.. 연쇄살인사건, 미제사전 이런 걸 많이 챙겨보다 보니..;;)에는 늦어도 12시에는 불을 끄고 누워 자려고 한다. 그마저도 요즘은 힘들어서 11시 반쯤이면 눕지만..
예전에 SNS에서 봤던 글이 요즘 너무 공감된다. 어렸을때 커피를 들고 다니며 출근하는 어른들을 보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그러지 않으면 제정신이 아닌 채로 돌아다닐까 봐 커피는 필수이고, 운동하는 어른들이 멋졌는데 죽을 거 같아 운동하기 시작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놀았었는데 지금은 밤을 새우면 죽을 거 같아 저절로 일찍 자게 된다는 그 글이 요즘은 너무 공감이 된다. 몇 년 후 앞자리가 바뀌면 더하겠지?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요즘 내가 나이가 들 때쯤이면 120살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조심스레 150살까지 되는 한 오래오래 살고 싶다. 물론 내 뜻대로 안 될지도 모르지만 건강히 살만큼 살고 이만하면 됐다며 흡족하게 눈을 감을 수 있기를 오늘도 조심스레 소망해 본다. 한 120년 남았구먼..ㅎ (100세 기준 이면 한 65~70년 남았구려..... 좀 긴 것도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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