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지독한 두통에 시달렸었다. 차례를 지내면서 마지막에 음복한다고 청하 한 잔에 나물 두 젓가락 먹고서 살짝 알딸딸하기도 하고 오한이 들어서 그 느낌이 싫어서 전기장판을 뜨끈하게 켜놓고는 이불속 수마에 빠져들었다.. 전날 읽을 거라고 호기롭게 계획 세웠던 책은 머리에 베고.. 눈 떠보니 오후 3시... 10시부터 꾸벅꾸벅 졸았으니 얼마나 잔 건지... 출출해서 차례상에 올렸던 편육을 덜어먹고 이번 주 수요일에 못 봤던 이 퀴즈를 틀고서 분명 앉아있었는데 반도 못 보고 눈 떠보니 누워서 엄마의 거실 침대 속 파고들고 있었다.. 세상 불쌍하게 자고 있어서 웬만하면 흔들어 깨우던 엄마가 이불을 살포시 덮어줬다고 한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고.. 사실 우리 집은 대대로 주량이 그다지 세진 않는데 내가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