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일수록 겸손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불쾌하게 여긴다. 왜냐하면 이 미덕을 따를수록 모든 면에서 타인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왜인지 난 내가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다. 왜인지 내 또래 아이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불편하게 여기 지도 않았다. 그냥 아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구나. 그럼 나도 쟤들(?)을 투명인간 취급해야지. 아쉬울 게 없으니까 커서 돌이켜보면 내딴에는 나는 특별하고 특이한 사람이기에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정신승리를 한 건지 딴에는 자존심을 내세운 건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방어기제를 발휘한 거 같다. 초중고등학생일 때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걸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