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에 마트에 가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어폰을 끼고 주변 소리를 차단한 채 음악이냐 뉴스를 듣고 있는지 주목해 보라. 나도 그런 사람중 하나였다. 나는 장을 보러 가는 시간을 오디오북을 들을 기회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이어폰을 깜빡 두고 나왔고 그 덕에 마트에서 들리는 소리와 온갖 자극에 몰두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나누는 대화의 토막도 엿들을 수 있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대체 누가 이런 음악을 마트 안에 틀기로 결정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요즘 우리는 지금 서 있는 장소에 온전히 존재하는 일이 드물다. 우리의 정신은 언제나 '저 멀리 어딘가'에 가 있고, 감각은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로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눈과 귀를 온전히 열고 주변 상황을 자연스럽게 마주하면 심오한..